유화는 여러 장점이 많은 미디엄이라 예전부터 서양의 명작들은 거의 다 유화 작품들인데 조금 아쉬운 점은
덧칠을 하면 먼저 칠했던 색깔과 혼색이 되어 샤프하게 액센트를 줄 때 제대로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점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방법은 그림을 그리고 하루 이틀 지나서 먼저 칠한 부분이 약간 말라서 꾸덕꾸덕 해지면 그 위에
다시 칠하는데 그렇게 여러번 덧칠하면 발색도 좋아지고 수정도 해가면서 완성도도 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야외에서 그리는 그림은 현장에서 그리고 나서 이삼일 있다가 덧칠을 하면 현장감이 떨어지고..
개인적으로 현장감이 떨어지는 그림을 싫어해서 혼색이 어느 정도 되더라도 소위 Ala Prima 라고 현장에서
완성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 그렇게 물감끼리 자연스레 혼색되는 것이 유화 그림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인상주의 이전의 서양그림들을 보면 엄청 정교하고 완성도가 높은 것은 여러번 덧칠을 한 결과라고 보여지는데
반면 인상주의 그림들은 현장에서 말 그대로 받은 인상을 살려야하니 디테일의 정교함보다는 자유로운 느낌이
강조되는 Ala Prima 기법의 결과일 것이다.
한편 수채화는 물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또 어느 정도 말랐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감을 잡아야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유화에 적응된 내 습관으로는 기다림이 익숙치도 않을뿐더러 수정이 불가하고
정교하게 계산을 하고 그려야 하니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한편 수채화는 야외에서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잘 마르지 않고 또 얼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수채화는 수채화대로 물맛도 있는 매력이 있는 미디엄이고 또 갖고 다니기에 간편한 장점이 있어 나중에
노후대비용으로 꾸준히 연습을 하려하고 있다.
일전에 "좋아하는 화가" 카테고리에 Rena Livo 라고 과슈로 그림을 그리는 포루투칼의 화가를 소개한 적이
었는데 그 화가가 꾸준히 보내주는 이메일을 보면서 과슈라는 미디움에 대해서 흥미가 생겨 언젠가는 한번
과슈를 사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다.
사실 아크릴과 과슈는 둘 다 용제를 물로 하기 때문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이번 기회에
찾아보니 Pigment 에 섞는 바인더(고착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슈는 수용성인 아라빅검을 바인더로
하고 아크일은 수용성인 아크릴 에멀젼을 바인더로 한다는 사실. 아무튼 둘 다 결과는 불투명하고 매트한 느낌이
난다는 것인데 차이는 과슈는 미리 짜 놓은 물감을 물로 희석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아크릴 물감은 한번 굳으면
다시 희석이 불가하기 때문에 조금씩 필요한 만큼 짜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과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수채물감이지만 투명 수채가 아니고 유화와 같은 질감을 주고 또 덧칠도
가능한 미디엄이라 어쩌면 유화에 익숙한 내가 잘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인데 아무튼 다음에 화방에 가서
과슈 한 세트 사가지고 와서 한번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유화 그림도 갈길이 멀고 수채화도 잘 그리고 싶고..욕심이 많아서 과슈까지 ㅠㅠ
오늘 Plein Air mail 에 Mike Hernadez라는 화가가 과슈로 그린 그림 7 개가 올라와서 여기 옮긴다.
과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멋진 그림들이다.
인스타그램에서 그의 그림 몇 점 더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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