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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수채화(watercolor)

( 수채화 ) 겨울 경치 두 점

by ts_cho 2024. 12. 15.

겨울 경치 (1),  36 x 26 cm,Watercolor on Majelo Paper, 2024

겨울 경치 (2),   36 x 26 cm,Watercolor on Majelo Paper, 2024

 

지난 12월3일 이후 참담한 마음이 제대로 안정이 되지 않아 그림을 그릴 마음도

생기지 않고 왠지 무기력한 기분에 그림책이나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제 12월14일 저녁 드디어 탄핵이 가결되고 나서야 비로서 일단은 안도의 한숨.

 

날씨가 쌀쌀하니 밖에서 수채화를 그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집에서 겨울 경치 두 점을 연습삼아 그려본다.

눈이 없는 겨울 경치는 너무 쓸쓸하지만.

그동안 수채화 연습할 때 너무 꼼꼼하게 그리려고 해서 회화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이제는 조금 더 자유롭게 그려본다.

 

이제 2024년도 15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런대로 행복했던 일도 있었고

또 마음 아팠던 일도 있었고 후회되는 일도 있었고…

삶은 항상 그런 모습일 것입니다.

지금 새삼 후회한들 무슨 의미가 있으며 그냥 그런게 다 내 팔자인 모양이다 하고

받아들이는게 나이를 들어가면서 깨닫게 되는 지혜일까요...

 

서시

 

한 강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그늘과 빛을

오래 바라볼 거야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

거기,

당신의 뺨에,

얼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