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서,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태풍 하이선이 오기 전 북한산 향로봉에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예정에 없던 불광사 쪽으로 하산하는데 우연히
뒤돌아 보니 바위가 여기저기 멋지게 어우러지는 산세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 경치를 그려보고 싶어 핸드폰으로 사진 몇장 찍고 배낭에 가지고 다니는 스케치북에 간단히 연필로 뎃상을 한다.
사실 그림은 현장에서 그려야만 그 느낌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계획에 없던 것이니 어찌 할 수는 없고
단지 핸드폰 사진은 광각렌즈로 찍어 원근이 너무 과장되어 나오니 스케치북에 현장에서 뎃상을 하면 나중에
사진을 보고 그리더라도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보이는 스케일대로 그릴 수 있으니 그나마 조금은 낫다.
막상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 여기저기 확대해가면서 디테일로 참고하며 그리려니 뒤죽박죽 헤멘다.
바위들을 그려본 경험도 없고 또 사진으로는 제대로 당시 나의 눈을 압도했던 그 장면들이 느낌이 없다보니
헤메는 것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
붓으로 결국은 나이프까지 우왕좌왕 해가면서 전혀 의도치 않았던 엉뚱한 그림이 되어간다.
길을 잃고 더 이상 어떻게 손을 댈 수도 없어 여기서 마친다.
'유화(Oil Pain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유화 ) 인상 - 산 그리고 초가을 (0) | 2020.09.13 |
---|---|
( 유화 ) 해이리 예술마을 (0) | 2020.09.10 |
( 유화 ) 비 그친 오후에 (0) | 2020.09.05 |
( 유화 )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며 (0) | 2020.08.30 |
( 유화 ) 북한산 그리기 (0) | 2020.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