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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검은 사슴

by ts_cho 2024. 11. 13.

 
검은 사슴,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발간, 2013. 440쪽
 
이 소설이 처음 발표된게 1998년이라니 25년이 지났는데 물론 그 당시에도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고는 하나 최근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고 한다.
가볍게  읽혀지지 않는 내용이라 제대로 된 독후감을 쓰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니 그냥 감상평 짧게 몇자.
 
소설의 무대는 강원도 탄광촌-이미 폐광도 많이 되어 퇴락한 지역들- 그곳에서
태어났으나 그곳을 벗어나서 서울에 와서 고군분투하다가 실종되는 한 여자를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각 등장인물들의 과거 개인사가 얽혀지는 이야기이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는 스토리 구성, 그리고 
주제와 연관되어 있는 은유와 상징까지 결코 단순하지는 않다.
핵심 주제인  "검은 사슴" 은 지하에서 바깥으로 나오려고 발버둥치지만
나오는 순간 소멸되는 설화 속의 존재라는데 실종되었던  여자 어쩌면  모든
등장인물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인데  세상에서 상처받고 그래서
다시 어둠속으로 기어들어 갈 수 밖에 없는 우울한 현대인들의  실존적인 삶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비평가는 그래도 마지막에 어떤 희망이 있는 것으로
평을  쓰기도 했던데 글쎄 나는 별로 그런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어찌 되었던 탄광촌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한 치열한 리얼리즘과 더불어 작가의
정제된 문장 하나 하나가 페이지를 쉽게 넘기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석탄이
주 화력원이었던  시절에는 석탄산업이 대단히 각광을 받았었고 그래서
강원도에는 여러군데 유명한 탄광지역이 있었다. 수시로 탄광에서 매몰사고가 발생하여
언론에 나오기도 하였고 또 가정에서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사고도 
발생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일들이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한참 전에 강원도 지역을 가면서 탄광이 있었던 마을을 지나게 되었는데  정말
소설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모든게 검은색 심지어는 개천 물까지도
검은색으로 흐르고 있어 마치 다른 시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탄광에서의 채탄 작업은 정말 위험한 일로  소위 막장이라고 해서 이도
저도 못할 때 마지막으로 가는 험하디 험한 직업군이었는데 벼랑 끝에 매달려
가는 현대인들의 초상이 바로 막장 속의 " 검은 사슴" 으로 투영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난 한달 동안 한강의 소설을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되어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가 쉽지 않았다. 이미 다운 받아 놓은 소설이 더 있지만
다음에 읽기로 하고..이제는 당분간 한강 작가의 글과는 이별을 하기로 하고

다른 장르의 책을 좀 읽어야겠다.

 
마침 1999년 한강 작가의 대담 영상이 있어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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