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전 7권 ), 이병주 지음, 한길사 펴냄 ,2006, 2496쪽
지난 2주 동안 전 7권 2500여쪽의 실록대하소설 "지리산'과 함께 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결합한 이 실록대하소설은 실존 인물들의
생생한 기록에 소설의 허구까지 결합시키니 소설의 흡인력이 상당하다.
일전에 '관부연락선'을 읽고 이병주 작가의 글에 매료되어 즉시 E Book다운받아
읽는 내내 독서의 즐거움은 있었으나 마음은 줄곧 한구석이 무거웠다.
과연 이념이란 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동족끼리 처절하게 싸웠어야 했는지 소설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답답하고 힘든 상황에 공감이 되어 내 마음까지 힘들다 보니 가끔씩 현실의 밤까지
고통스러운 꿈으로 이어지는 경험도 한다.
막상 이 글을 쓰려고 하니 이런 역사속의 커다란 서사를 어떻게 써야하나 내 역량 밖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여기저기 자료도 찾아보면서 간단하게 몇줄 써보려고 한다.
우선 간단하게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스토리를 정리해본다.
일제 강점기 말기에 징용을 피해 지리산으로 피신헀던 젊은 지식인들의 이야기부터 출발한다.
1945년 해방이 되었지만 당시 한반도는 좌우 이념으로 극도로 혼란한 상황이었다.
1950년 비극의 정점인 6.25 전쟁이 발발하였고 파죽지세로 남진하던 북한군은 그해 9월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중간에 보급로가 끊기게 된다. 남쪽에 고립된 북한군과
활동하던 좌익 세력들이 지리산으로 숨어들게 된다.
그러면서 소위 빨치산(파르티잔) 으로 변하여 '남부군'으로 조직이 되는데 그 수는 1-2만명
정도였다고 한다. 1951년 이후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강력한 작전이 전개되어 민간인들을
포함하여 수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하게 된다.
베일에 쌓여있던 빨치산 활동은 당시 언론기자였다가 빨지산에 합류했던
이태(1922-1977) 가 1952년 생포되어 그의 빨지산 1년6개월의 기록을 '남부군'이란 책으로
펴냄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그 이후 고 인성기 배우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하였다.
'남부군'이란 책은 하도 오래전에 읽어 내용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지만 당시 지리산에서
잔존하여 싸웠던 빨치산들의 굶주림,추위,공포 등등 그리고 이념의 갈등, 인간적인 고뇌들이
영화의 몇 장면들로 머리속에 남아 있다.
이 책 "지리산' 6부 7부에서는 이태의 '남부군'의 내용이 중심이 되어 쓰여지고 있는데
이병주 작가도 이태의 글에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 표절 시비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에
이태가 '남부군'을 펴내기 전에 자기가 쓴 글을 이병주 작가에게 어떤 연유에서인지 맡겼는데
이태의 동의도 없이 그의 글을 상당 부분 인용하다보니 불거진 해프닝이라고 한다.
아무튼 '지리산''남부군'이 나오면서 한때는 금기시 되었던 빨치산 이야기가 공론화 되었고
그 이후 조정래의 '태백산맥"까지 이 주제로 역사소설이 이어지게 된다.
이태의 '남부군'은 본인이 직접 겼었던 기록이니 매우 사실적인 반면 이 '지리산'은
공산주의 이념의 허구성과 역사의 비정함을 정말 상세하게 파헤치고 있어 어느 부분에서는
읽어가는데 지루하게 느낄만큼 철저하게 분석 비판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을 통해 유입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 다양한 사상이 혼재하던 해방 정국,
당시 수많은 지식인은 사회주의를 넘어 공산주의에 깊이 경도되어 있었다.
소련의 볼셰비키 혁명과 중국의 공산화에 고무되어 억압받는 민중을 해방하겠다는 이상에 매료된
소설 속 주인공 역시 빨치산 활동에 투신한다. 하지만 그는 공산주의 이념이 현실에서 드러내는
숱한 모순을 목격하며 끊임없이 고뇌한다. 결국 주인공은 정신적 방황을 거듭하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며 소설은 막을 내린다.
오늘날에도 정치권 일부에서는 여전히 '색깔론'이나 '빨갱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들이
난무한다. 불과 70여 년 전, 이 땅에서 얼마나 참담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세상이 너무 달라져 그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주 4·3 사건부터 6.25 전쟁, 그리고 지리산의 비극에 이르기까지, 같은 민족이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죽여야 했던 역사는 아직도 이어져서 지금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하고 슬픈 생각이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인데, 왜 인간은 이념이나 종교가 다르면
그토록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일까 ,특별히 우리 민족은 같은 조상에 같은 말을 사용하는
단일 민족인데...
( 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써보고 다시 짜집기하면서 PC로 옮기면서 수정도 하니
그 과정에서 글은 다듬는데 꽤 도움이 된다.
사실 예전에는 이 정도의 글은 그냥 단번에 쓸 수도 있었을텐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영 두뇌의 회전이 정말 예전과 같지 않음이 왠지 서글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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