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두물머리에서, 9x12", Oil on canvas, 2014
지난 주말 그리 멀지 않은 양수리..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새는 두물머리라고 부른다.
날씨가 아침에는 쌀쌀하고 또 강가로 간다고 해서 옷을 두툼하게 입고 나왔지만 날씨가 예상밖으로
따뜻하여 두꺼운 옷이 걸치적거려서 ㅠㅠ....
서울에서 멀지도 않고 또 강가의 풍경이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들이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시간이 많아 여기 저기 뭘 그릴까 하다가 강가에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그려보자고
8호 캔버스를 폈으나 시작해서 조금 지나 구도가 영 맘에 들지 않다보니 다시 그리기도 뭐하고
그냥 막 그리다보니 정말 맘에 들지 않는 그림이 되어 집에 와서 다 지워버렸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구도를 잘 선택하는게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
그래도 그냥 양수리의 추억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어 찍어온 사진으로 한장 그려본다.
화려한 가을보다는 스산한 강가의 가을 느낌을 그려보자고 했는데 글쎄...
역시 사진으로 그리면 비교적 쉬운데 현장에서는 정말 만만치가 않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날씨도 꽤나 쌀쌀해지고 나무들은 그 잎을 떨구고 있다.
우리네 인생도 이제 내 나이쯤되면 하나 둘 내려 놓아야할텐데 뭐가 아쉬워서 내려 놓는게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고..다시 지난 일년을 돌아다 본다.
참회록....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유화(Oil Pain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경 V - 사평대로에서 (0) | 2014.11.10 |
---|---|
가을에 양수리에서(II) (0) | 2014.11.09 |
화성 기천리 부근에서 (0) | 2014.10.19 |
야경 IV - 동광로에서 (0) | 2014.10.16 |
양평 신복리의 가을 (0) | 2014.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