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퇴근길에, 9 x 12". Oil on Board, 2014
저녁 해질무렵 퇴근길에 밀려서 가는 차량을 보면서 한 컷...
어떤이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어떤이는 아직 고단한 하루가 끝나지 않고 일터로 각자 다른 삶으로
길게 밀려서 갑니다.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길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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