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6일...
그림 수집에 관심이 있는 고교동창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전래식이라는 화가의 집에 가서 그림을 보기로 했는데 같이 가지고 하여
예정에 없던 그림 구경을 나선다.
전래식이란 화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 인터넷에 찾아보니 1942년생으로 연세가 72세..추계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아대학 교수로 정년퇴직하신 한국 동양화단의 원로화백이시다.
성산동 자택에 도착하니 100호 정도의 그림 몇 점을 꺼내 놓으셔서-화실은 파주에 있어 대부분의 작품은 그곳에 보관하고
계신다고- 전혀 예정에 없던 그림 감상과 더불어 화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귀한 기회를 갖는다.
대학 졸업이후 원래는 추상계열의 그림을 그렸으나 나중에 조형산수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주로 산을 조형화하여 먹과 아크릴로
그 느낌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오고 계신다는데 히말라야의 장엄한 산세을 조형화시킨 작품들 몇 점에 대한 설명도 해주신다.
지금 그 연세에도 매일 화실에 나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무릇 작가란 끊임없이 작업을 해야만 그중에서 그래도 작품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말씀도 그리고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세계를 조용조용히 설명해 주신다.
작품에 대한 선호는 개인의 취향이니 여기서 감히 내가 뭐라고 말할 자격도 없지만 겸손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대가의 기품을 보게된다.
그림 구경을 마치고 다시 연락드리기로 하고 밖으로 나오니 다른 친구와 저녁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가까운
홍익대학에 가서 산책이나 하기로 한다.. 실기실에서 작업하고 있는 아내를 보려고 학창시절 연애할 떄 자주
찾아오던 켐퍼스이니 새삼 40여년전의 추억들이 눈앞에 활동사진처럼 지나간다.
교정에 왔다갔다하는 젊은 대학생들을 보면서 그 당시 내모습도 회상해보고.....
마침 본관에 가니 "한국 고가구와 모노크롬 그림 전시회"와 "회화과 대학원생들 졸업 작품전"을 하고 있어 뜻밖의
즐거움..
1970,80년대 모노크롬 계열의 그림들-박서보,하종현,서승원,최명영 교수님등등 아내가 학창시절 교수나 조교였던
분들이라 나도 익숙한 분들의 그림들이 고가구와 함께 전시되고 있는데 우리의 전통 고가구가 주는 단순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가 그 그림들과 잘 어울리고 있다.
제대로 된 카메라를 갖고 가지 않아 핸드폰으로 찍었더니 사진 품질을 영 별로..그래도 기념으로 여기 몇 컷.
한 층 더 올라가 미술대학 대학원 석사학위 청구전을 감상한다.
바로 전에 보았던 모노크롬 계열의 그림과는 달리 색이 발랄하고 화려한게 상업주의 냄새가 물씬하다.
벌써 몇 세대가 지났으니 그림이 달라지는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
아무리 현대회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여도 나이탓인지 이런 화려한 그림들이 어쩐지 내 취향은 아니지만....
소주 한잔에 하루를 마감하며 멀리 조명에 화사하게 빛나는 남산타워를 보면서 서울클럽에서 다시 한 잔 더...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봄밤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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