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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유화) 남한강, 도리에서

by ts_cho 2019. 5. 31.


남한강, 도리에서, 41 x 33 cm, Oil on oil paper, 2019


또 다른 생각이 산다.   - 김선호


또 다른 생각이 산다.

하루 종일 몇십 번이고

부를 것 같은 목소리

들릴 것 같은 목소리

단풍이 붉어지지 않고

그대로 말라 부스러지는 날

꼬리별의 꼬리가 끊어지고

뇌 속 거친 소용돌이로 들어온다


향기를 선물하던 시간은

흔적 없이 지워져 버리고

주고받는 말의 전위차

못 알아듣는 언어

배달된 신문지 위로 난무할 때

목 놓아 우는 아이의 목젖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머리속에는 눈물이 떨어진다.


오븐처럼 입을 열고 말할 때

정말 떠나고 싶을 만큼 싫을까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정말 나이고 또 내 얼굴일까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정작 나일까 아니면 나라는 존재일까

지금은 흠뻑 젖은 고양이처럼

하루를 원망하는 밤일지도 모르겠다.

     ( 김선호 시인 제4집 당신도 신발을 버리시나요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