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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by ts_cho 2021. 2. 1.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까지 발간, 2020, 560쪽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 중의 한 사람인 유고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광고 카피와 함께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이란 책 제목, 그리고 에곤 쉴레 스타일의 표지 그림까지 

도대체 어떤 내용의 소설일까  궁금하여 읽는다. 

 헝가리에서 1935년에 태어난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 ( 이름이 추리소설 작가 아가사 그리스타 와 비슷하여 

가끔 사람들이 혼동한다고 하는데 ) 가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나서 그녀의 자전적 경험을 어느 정도 반영해서

1986년에 발간한  소설이 이 책의 1부 " 비밀노트" 인데 전쟁중에 주인공인 쌍동이 아이들의 잔혹하고 악마적인

행동들을 매우 직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처음에 읽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이 소설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한다. 560쪽의 제법 두툼한 소설이지만 서술이 직설적이고 단문 형식이 많아

줄줄 잘 읽혀진다. 제2부 " 타인의 증거" 는 "비밀노트" 가 나온지 2년 뒤에 발간된 내용으로

1부의 속편에 해당하는데 여기서도 전쟁이 끝나고 고통스러운 작중의 여러 인간들의 추한 진실들이 수식어를

극히 배제한 차가운 문체로 기록되고 있다. 제 3 부 " 50년간의 고독" 은 제 2부가 나온 뒤 3년뒤에 발간되어

1부의 주인공이었던 쌍동이 형제의 마지막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여태 내가 읽었던 다른 소설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이어서 어떻게 이 소설을 이해하여야 하는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주인공인 쌍동이가 정말 쌍동이인지 아니면 한 사람의 다른 아이덴티티인지 생각하기에 따라서 달리 해석의

여지가 있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소설중에  저자가 의도적으로 모순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단지 스토리의

내용보다 한 차원 다른 저자의 의도를 생각해보게  된다. 상호 모순적이지만 상호 통일성이 있다는 평이 있는데

솔직히 거기까지 생각은 해보지 않았지만 어찌되었던  독특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한다.

 

슬라보예 지젝은 우리나라에도 와서 강연을 한 바가 있고 그의 저서들이 여러권 번역되어 나왔는데 마르크스 경제

비판 이론을 바탕으로 포스트 모던니즘 사회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역시 지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이겠구나 생각은 하지만 그게 그냥 광고성 카피인지

사실인지는 의문이고, 또 책 3권을 묶어서 역자가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이란 제목으로 책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하여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그런 제목의 구성을 허락했으면 몰라도 역자가 그냥 자기

마음대로 그런 타이틀을 붙이면 안될텐데 역자가 쓴 글에도 무리가 있지만 무리를 감수하고 그렇게 했다는데 글쎄,

그리고 또 하나. 책의 원래 제목이 " The Notebook" " The Proof" "The third lie" 인데 번역을 "비밀 노트"

"타인의 증거" " 50년간의 고독" 으로 한 것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국내에서 2014년 1쇄 발행이후 2020년 14쇄 발행했으니 꾸준히 읽히는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는 모양인데

내 문학적 근육이 약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나에게는 그리 임팩트를 남기는 소설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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