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남의 시간들, 이강옥 지음, 돌배게 펴냄, 2020. 385쪽
어디서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을 보고 인터넷 교보문고 보관함에 찜해 놓았다가 사서 읽어 보는데 어디서
이 책을 알게 되었는지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평상시에 언론사 서평이나 남들의 블로그에서 언급되어
관심이 가는 책은 인터넷 교보문고에 가서 대충 책 내용을 보고 관심이 있으면 찜을 해 모아 놓고 한번에
7-8권 정도 주문하여 읽어 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처음 책을 알게 되었을 때의 호기심이 사라져서
막상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왜 샀나 후회가 되는 적도 가끔은 있기도 한데 이 책은 그런 책은 아니고.
아무튼 이 책의 저자는 국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영남대학교에서 재직하고 있는 현역 교수인데 대학시절 절에
들어갔다가 돌아온 일이 있은 이후- 머리말에 이렇게 써 있는데 아마도 출가했다가 환속한 모양- 재가 수행자로
살아왔고 세속 일에 얽매이면서도 화두를 놓지 않고 경전 공부도 열심히 한 불교신자라면서 본인의 일상과
수행 내력 중 일부를 기록하고 있다. 불교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나의 입장에서 아마도 불교의 수행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찜했던 모양인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불교라는 종교와 수행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기회는 되지만 역시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공감이 가는 내용도 있고
또 의문과 회의가 가는 내용도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일전에 언급한 적도 있는데 한 때 정말 열심히 기독교 신앙을 갖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종교에 대해서
극히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종교라기 보다는 어쩌면 철학에 더 가깝다고 느끼는 불교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은 갖고는 있지만 실존적인 인생의 문제에 대한 스님들의 어정쩡한 선문답등에 대해서는 별로 공감이
가지도 않았고, 물론 종교에서 은유(metaphor) 의 의미는 이해하고는 있지만, '무' 니 '이게 뭐꼬' 등등의
형이상학적이고 막연한 소위 '화두'라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 내에서 제반 종교행위 과정을 보면서 그런대로 조금은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일천한 나의 이해로
감히 이해가 간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어쩌면 어불성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송광사에서의 가르침, 미국 교환교수 시절 롱 아일앤드에서의 종교 활동, 부산 안국선원 이야기, 홍천 행복공장 무문관
이야기등 수필의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 그 과정을 어떻게 요약 정리할 수도 없으니 더 쓸 일이 없고
불교에서 유명한 "돈오점수(頓悟漸修): 문득 깨달은 뒤 점진적 수행 단계가 뒤따라야 한다" 와 " 돈오돈수(頓悟頓修):
한순간에 문득 깨달아 부처가 되니 더 이상 닦을 것이 없다" 에 대해서 설명과 저자의 견해가 언급되고 있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을 언급하자면 불교에서 언급하는 소위 " 깨달음" 이란 것도 결국은 서양철학에서 니힐리즘을
극복하려는 실존주의와 같은 맥락이 아닌가 하고 그러면 그런 시각에서 한순간에 문득 깨닫는다는 것도
일정 시간동안의 수행을 통한 내공이 갖추어진 이후에야 가능한 일일테니 결국 "돈오점수" 나 "돈오돈수"라는
개념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그 깊이는 이해할 수 없지만 결국은 같은 이야기를 달리 한 동어반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는데 저자의 생각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과거에 불교채널에서 현각 스님이 강의하는 금강경 강의도 들어보았고 또 몇가지 불교 서적도 읽어 봤지만
결국 기독교나 불교나 종교라는 것은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실존에 대한 의문 그리고
나아가서는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우리 인간 사회의 평화로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테니
너무 현학적일 필요도 없고 또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종교가 그 도그마 안에 갖혀 차차
대중과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찌되었던 이 책은 한 불교신자가 진지하고 솔직하게 본인의 수행과정을 고백하고 기록한 책이므로 같은 과정에
관심이 있는 불교 신자들 뿐 아니라 불교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도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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