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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 유화 ) Hazy Day

by ts_cho 2021. 2. 7.

Hazy Day,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1

 

Hazy Day PM 5:00, 연무로 세상이 뿌옇게 보이던 날 강변으로 나간다.

 

걸어서 시간 속을 지난다./김선호 시

 

눈 덮인 겨울이 입춘의 어눌한 사투리로

경칩의 언어를 배우고 나면

서둘러 푸른 잎들이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아니, 늘 그래 왔다.

하지만 지금은 추위에 모든 노래가 지쳐있다.

그리고 꿈이 꿈의 자리를 옮길 때

별은 총총히 어둠과 메마른 가슴에 박혔다.

별은 빛나지만

잃어버린 동화가 돌아오지 않는 건

어느 시인의 글처럼

구멍 난 청바지 사이로 하얀 살을 훔쳐볼 만큼

시간의 머리가 커져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뼛속으로 바람이 마실 오는 세월에

이제 물때가 끼고

산 자의 기억은 죽은 자의 한을 안고

가쁜 숨소리를 내뱉고 있다.

 

되돌아보면

어떻게 살았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도 들고

또 어떤 때는 그렇게 못 살아서

조금이나마 겸손해진 것 아닌가 생각도 들고

 

생각해보면

주어진 시간이 꽤나 많은 괴로움을 주었고

지나간 시간이 적지 않은 슬픔도 주어

잊혀진 시간이 인내를 가르친 것 아닌가 싶고

 

지나고보면

아름다운 시간이 참 많이도 지났고

그리운 시간이 물처럼 흘러갔다

하여 잡고 싶었던 시간이 기억으로라도 남고

 

돌이켜보면

생각하는 대로 행동에 옮기지 못했고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삶이 아니었건만

그렇게 그렇게

한 걸음씩 걸어서 시간 속을 지나와 보니

거기 또 내가 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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