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조 바이든 지음, 양진성 박진서 옮김, 김영사 발간, 2020, 584쪽
이 책은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이 직접 그의 삶의 역정을 기록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2007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14년전에 쓰여져서 그 이후의 이야기가 없으니 몹시 아쉽지만
그래도 1942년에 태어나서 2007년 제44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가기로 결심하는 것을 마지막 장으로
65년간 그의 삶과 생각을 기록하고 있어 전세계에 영향력이 지대한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가를
이해하게 해주는 좋은 안내서가 된다.
결국 44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오바마와 힐러리의 치열한 경쟁 속에 바이든의 존재는 잊혀졌고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가서 44대 대통령이 되고 바이든은 뜻밖으로 오바마의 정부의 부통령으로 8년간
봉직하게 된다.
1972년 약관 29세의 나이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이 되어 그것도 미국역사상 최연소 상원의원이었고
또 2009년까지 36년동안 최장수 상원의원으로 법사, 외교 위원장까지 역임한 거물 정치인이었지만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아 이번 46대 대통령 선거 때 나도 그가 누군가 하고 찾아 봤고 또 언론에서
트럼프에 비해서 별 카리스마도 없는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해서 그냥 와싱톤의 노정객이 민주당에 변변한
후보가 없다보니 우연히 기회를 잡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근거도 없는 짧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도 일종의 자서전이지만 사실 자서전 특별히 정치인들의 자서전은 자기 미화가 심해서 별로 믿을게
못된다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인데, 특별히 한국 정치인들의 자서전은 정말 말 그대로 소설 수준이고
그래도 전세계 그리고 우리 나라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고 싶어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삶과 정치 철학 그리고 신념에 대해서 감동을 받는다.
4년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싶어 그가 썼다는 "불구가 된 미국" 이란
책을 읽고 미국 사회의 문제점 그리고 정치인들이 국민과 국가보다는 사적인 이익에 매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비 정치인인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많은 변화가 있겠구나 생각을 했지만 결국 트럼프의 정치는
천박한 자국 이기주의 차원에서 머물면서 미국 사회를 더 분열시키고 결국은 국제시회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
신뢰를 상실케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의 경험이란 것이 손익 개념이 가장 우선시 되는 비지니스 특별히
부동산 업자로서의 성공 스토리 뿐인데 그것만 가지고는 일국의 대통령 특별히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미국의
대통령의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인격과 경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번에 바이든의 책을 읽으면서 그가 36년동안 상원의원으로서 외교 법사 위원장을 하면서 그리고 8년간의
부통령으로 쌓은 경험으로 전임 트럼프와는 전혀 다른 지도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정치인이 쓴 책이니까 물론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도 많아 재미도 있고
또 감동 받는 바도 많은데 그의 어린 시절 말더듬이를 극복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 그리고 그의 첫 아내와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에서 그녀를 하도 미인으로 써놓아 어떻게 생겼길래 바이든이 그렇게 푹 빠졌었나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말 아름다운 금발의 미인이었는데 정말 안타깝게도 바이든이 29살 약관의 나이로 상원의원이
되자마자 그 예쁜 아내 닐리아가 두 아들 보와 헌트 그리고 딸 나오미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닐리아와 나오미는
죽고 남은 두아들은 커다란 부상을 입는 참혹한 일을 겪게 된다.
이 때 그는 처절했던 상황에서 자살까지 생각하는 심정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는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그 당시 그는 사람들이 왜 절망 때문에 삶을 저버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자살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이성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부상으로 엉망이 된 어린 두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일어나게 되었다고 쓰고 있다. 또 7개월에 걸쳐 두번의 치명적이었던 뇌 동맥류 수술을 극복한
이야기 그리고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2012년 그의 큰 아들이 나중에 잘 성장해서 뉴저지 검찰총장이 되었지만
또 뇌암으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게도 된다. 이런 비극적인 가족사를 통해 타인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으로
미국에서는 치유자의 이미지가 강해서 이번 선거를 통해 분열된 미국 사회에 많은 역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한다.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이후 내전으로 쑥대밭이 된 보스니아 지역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내전을 멈추게 하기 위한 노력들 그리고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이 빈라덴을 찾아 아프카니스탄에서의 전쟁
막후 이야기, 부시 행정부가 벌린 이라크 전쟁 시 파월의 국무부와 럼스펠드의 국방부간의 갈등 속에 전쟁을
파하려고 노력하는 와싱톤 정가의 막후 이야기등이 흥미진진하고 또 미국 정치의 메카니즘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도 해주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되버린 된 보스니아, 아프카니스탄, 이라크등을 직접 누비면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개탄하고 또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전임 트럼프 시절
예측 불가함이 혹시 한반도에서 무슨 전쟁이라도 벌릴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바이든은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고
전쟁을 절대 피하려고 해온 역정을 보면서 한반도에서는 적어도 엉뚱한 일이 일어날 확율은 적겠구나 하는
일종의 안도감도 갖게 된다.
이 책을 보면 미국도 예전에는 정치가 어느 정도는 신사도가 있었고 국민들도 그렇게 이념에 따라 심하게 분열
되지는 않았었는데 부시 대통령 이후로 공화 민주 양당간의 반목도 심해지고 따라서 미국 사회도 이번 선거에서
보듯이 심하게 분열이 되고 있는데 지금 미국 언론들은 어쩌면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전임 트럼프나 오바마 처럼 열정적인 추종세력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해서
분열된 미국사회를 잘 다독거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한편 그의 풍부한 국제 경험은 전임 대통령들이 국제 문제는 국무장관에게 맡기고 주관없이 왔다갔다 했던 것과는
달리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을 분명하게 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한다.
한 성공한 정치가의 삶의 기록을 읽으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삶의 철학을 이해하고 또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데 그래서 다른 장르보다 자서전을 읽기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진지하게 쓰여진 자서전을
읽는 것은 참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어떤 글들을 보니 바이든이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그런 내막은 잘 모르겠으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그의 성정으로는 상상이 가지는 않는데 아무튼
아무래도 모든 인간들 특별히 정치인들도 빛과 그림자가 있을테니 그런 것은 크게 의미삼고 싶지는 않다.
한편 2008년 이후의 바이든에 관한 이야기가 없나 찾아보니 오바마 정부 시절 8년간 부통령으로 봉직했던
이야기 " 오바마와 바이든" 이란 책이 있는데 또 어떤 이야기들이 써 있을까 궁금하여 즉시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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