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 출항,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인천 연안부두에서,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1

 

인천에 갈 일이 생겼다.

마침 시간의 여유도 있어 스케치 몇장 하려고 연안부두에 간다.

5월 중순인데도 벌써 여름 날씨, 바닷가의 소금끼로 더 덥게 느껴진다. 그늘막에 앉아서 스케치 몇 장 한다.

한낮에 정적인 항구의 풍경이 별로 매력이 없던 차에 배 한척이 출항을 위해 시동을 걸면서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사진 몇 장 찍고 집에 와서 기억을 살리며 스케치 참고해서 현장감 있게 그려본다.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 항구 그리는 것에 매력을 느껴 연안부두에 자주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그린 그림들을 보면 열심히는 그렸지만 항구의 다이나믹한 모습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그냥 

묘사하는데 급급했었는데 이제는 짠내도 나고 선박들의 기름냄새도 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항구에 가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순간들을 잡아내는 노력이 필요할텐데

나이 들어가면서 자꾸 열정이 식어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

 

항구에 서면 현실에서 어디 먼 곳 "바깥을 사유하는 경계인의 사유" 가 문득 나를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