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청룡사 부근,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2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이라고 봄은 왔는데 아직 날씨는 쌀쌀하고 마음까지 스산하다.
세상사에 심란한 마음을 안정시키는데는 그림에 몰입하는 것이 상책.
엊그제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다녀온 안성 청룡사 부근에서 찍어온 사진을 보고 그려본다.
나목 (裸木) - 신경림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 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배인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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