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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 유화 ) 수련

by ts_cho 2022. 3. 28.

수련 ( Water Lily ), 45.5 x 33.3 cm , Oil on Canvas. 2022

 

2016년 시흥 관곡지라고 연꽃 재배지로 야외 사생을 간 적이 있다.

그 때 처음으로 수련을 그려보았는데 생각보다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돌아와서 제대로 그려보자고 10호 정식 캔버스에 시도를 하다가 영 제대로 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고 나이프로 다 

긁어 버리고 다음 기회를 기약한다.

 

모네의 수련 그림을 보다가 문득 한번 그려보고 싶어 그 캔버스를  찾아보니 칠하던 물감이 굳어 엉망이라

나이프로 빡빡 다시 긁어내고 그 위에 그린다.

프로 화가들마다 그리는 방법이 다르다보니 어떤 화가는 아주 세밀하게 또 어떤 화가는 분위기 위주로 그리는데

머리 속의 막연한 이미지만 가지고 나는 그 중간 쯤으로 가자고 시작하지만 역시 제대로 되지 않는다.

좀 괜찮게 되는 것 같아 손을 더 보다가 이상해지고 또 긁어내고 그러기를 몇 번하다가 결국 포기하기로 한다.

그래도 몇 시간 이상 끙끙거린 것이 너무 아깝고 또  은근히 오기가 생겨서 나이프로 긁어내다 보니

우연찮게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 그 위에 기분내키는 대로 나이프로 물감을 덕지덕지 발라가면서 끝낸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로 그림도 어디서 붓을 놓아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대부분 조금 더 더 하다가

망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유불급의 지혜가 삶 뿐 아니라 그림에도 정말 중요하지만 그 선을 안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그림이 되고 말았는데 어설프지만 미진한 부분에 괜히 손을 더 대다가는 또

망칠 것 같고  또  그런대로 분위기는 나는 것 같으니 그냥 여기서 끝내고 다음을 위한 습작 정도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보통 수련(睡蓮 water lily)과  연(lotus) 을 혼동하는데  수련의 '수'는 물 수(水)가 아니고 잠잘 '수(睡)'로  

꽃이 낮에는 피고 밤에는 자는 것처럼 꽃봉오리를 닫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통 뿌리를 먹을 수 있는 

연(lotus)과는 다르다고 하는 사실.

 

그 때 그렸던 그림 ( 4호 : 33 x 24 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