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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 유화 ) 파주 마장1리에서

by ts_cho 2022. 6. 5.

파주 마장1리에서,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2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동네.

전혀 개발의 조짐도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폐가가 눈에 보이는 마을인데 2017년 가을에 다녀간 기록이 있다.

그 때 사진 찍어 놓은 것들을 보니 여기저기 코스모스 꽃도 피어있고 그런대로 아늑한 시골 풍경이던데

지금은 봄이지만 아직은 모내기를 시작하지도 않아 삭막한 동네 자체로는 마땅히 그림의 소재를 찾기가 쉽지가 않다.

특징이 있는 것이라고는 마을 초입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 고목들 뿐.

요새 계속 나무만 그려서 다시 나무를 그린다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더운 날씨에 그늘도 좋고해서

또 나무를 그리지만  별로 흥도 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아무 생각도 없고 자연스럽게 그림은 마음에 들지 않게

진행된다.

눈앞에 보이는 경치를 사진처럼 그릴 이유도 없으니 느낌을 살려보자고 했지만 이미 수습 불가.

 

집에 와서 나이프로 전부 긁어낸다.

일요일 오후..어제 긁어 냈던 캔버스에 남아 있는 구도와 형태를 살려가며 그 위에 다시 그려본다.

야외사생 다닌지도 10년째..이제는  그냥 앞에 보이는 경치를 잘 그리는 그림보다는 뭔가 특징이 있는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도 있지만 한편 아직은 그럴 실력도 되지 못했으니 감히 괜히 겉 멋 부리지

말자라는 마음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