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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떨림과 울림

by ts_cho 2022. 8. 24.

떨림과 울림, 김상욱 지음, 도서출판 동아시아 펴냄, 2021, 270쪽

 

일반 대중들에게도 방송 출현과 유투브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김상욱의 물리공부" 를

기초로 엮은 책이라고 한다. 내가 문과 출신이고 또 특별히 고등학교 시절

과학 과목 중에 물리를 싫어했었는데 왜 언제부터 물리에 흥미를 갖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같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우주나 지구의 기원등에

관심을 갖으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고교시절 이과생들 못지않게  수학을  잘했던 내가 이과 과목인

'물리'에 흥미를 잃었던 이유는 학기 초반에 영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그랬는데 당시 물리 선생님도 제대로 잘 가르치지도 못했고 그냥  모르겠으면

무조건 암기하라는 식으로 했으니 한심했던  교육의 폐단이었다는 생각이다.

지금 교육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주입식 암기식 교육의 폐단이

아마  많이는  개선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어쩌다보니 글이 삼천포로 빠져 교육 문제까지 언급하게 되었는데 그건 그렇고.

 

저자가 물리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소개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해서 기왕이면 그 기본 개념들을 제대로 아는게 앞으로 독서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읽기 시작하는데 솔직히 이건 내 능력 지력을 넘어서는 소위

요새 말로 '넘사벽' 이란 안타까운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가 아무리 쉬운 말로 그리고 좋은 예를 들어가면서 시도하지만 그 난해한

물리학의 제반 용어들이 불과 270여쪽에 제대로 설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의문이고

또 물리학의 기본 지식이 결여되어 있는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이 읽으면서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여러가지 물리학 개념들이 그냥 아 이런 개념이었구나 대충 이해하고

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대충  넘어가면서 읽어도 그런대로 의미는 있는

독서는 되지 않아나 싶기도 하다.

좀 제대로 이해하려는 마음에 작년에 이 책을 산 이후 시작 처음 몇 챕터는

인터넷도 찾아보면서 천천히 느긋하게 시작하다가 포기하여 접어 놓고

그 후에 생각나면 다시 좀 읽다가 그러저럭 끝냈지만 역시 '넘사벽'의 독서 경험이다.

단지 '철학하는 과학자'라는 우아한 타이틀이 있는 김상욱 교수이다보니

챕터 중간 중간에 물리 현상에 인문학적 사유의 좋은 글들을 모아 놓아서

물리 용어에 관한 글들을 읽다가 헤멜 때 쯤에는 휴식의 시간을 갖게 하는

책 구성이 재미있다.

 

책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책 제목 ' 떨림과 울림" 은 우주의 모든 것은

정지되어 있는 것 같아도 떨고 있다고. 그리고 우리 인간은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이야기. 진동은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리 현상인데 바로 이 떨림과 울림이 진동의 물리적 현상을

설명할 때 기본이 되는 것이라고. 우주의 본질을 보려면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려야 하지만 저자는 최대한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 인문학의 느낌으로 물리를 이야기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지만

저자 스스로도 그 한계를 인정은 하고 있다. 

참고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물리 개념들을 나열해 보면 빛, 시공간, 우주,

원자, 전자, 최소 작용의 원리, 카오스, 엔트로피,양자역학, 이중성, 중력, 전자기력,

멕스웰 방정식, 환원 창발, 응집 물리, 에너지, F=ma, 단진동 등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기 저기 흥미있고 의미가 있는 부분은 포스트 잇으로 표시를

해 놓았는데 그 중의 한 두개를  소개하자면 테드 창의 소설 " 네 인생의 이야기" 에

보면 - 이 책은 영화 '컨택트' 의 원작이라고 한다- '헵타포드'라고 하는 외계인이

나오는데 그들은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이해한다. 인간은 시간의 한순간만을

볼 수 있지만 헵타포드는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본다.

인간에게 과거는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지만

헵타포드에게는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마져 생각 속에 이미 한꺼번에 존재한다.

그들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사건을 현실화하기 위해

언어를 쓴다. 저자 테드 창도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는데 이런 설정에 대해서

김상욱 교수는 물리학적으로는 근거가 있다고 긴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 부분은 솔직히 이해하는게 아리까리하고  다음과 같은 귀절이 뭔가

의미심장할 것 같은 여운을 남긴다.

" 미래를 다 아는 존재에게 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소설에서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 어떤 대화가 되었든 헵타포드는 대화에서

무슨 일이 나올지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식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대화가 행해져야 했던 것이다" 

 

또 하나. 조금은 허무한 이야기이지만 " 죽으면 육체는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하지만 원자론의 입장에서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흩어지는 일이다.

원자는 불멸하니까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어쩌면 인문학의 최종 목적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물질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가

하는 생물학적 지식도 필수이고 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해

즉 지구, 우주에 대한 이해등 과학 지식이 있으면 보다 더  제대로된 인문학적

접근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가끔씩 이런 과학 서적을 들춰보는데

쉽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의미는 있는 독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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