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황산도항에서, 41 x 31 cm, Oil on Pabliano Paper. 2024
주말, 한반도를 지나가는 태풍의 영향으로 전날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에도 집을 나설 때까지
그치지 않고 세차게 비를 뿌리고 있다.
낮부터는 비가 그친다고 하고 또 사생지 강화도에는 비예보가 없으니 망설이다가 출정.
말은 할까 말까 망설이면 하지말라고, 하지만 갈까 말까할 때는 가라는 말도 있으니..
그동안 강화도에 여러번 그림 그리러 간 적이 있지만 이 사생지는 처음이라 지도를 찾아보니
강화도와 연결되어 있는 아주 작은 황산도라는 섬이다.
조그만 어선들 세어보지는 않았으나 대충 어림짐작해서 서른 남짓..그 배를 갖고 있는 어부들이
운영하는 음식점들이 있고 멀리 육지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강화초지대교가 보이는 작은
섬이다.
현장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어 어디 제대로 이젤을 펼 장소가
마땅치도 않지만 그럭저럭 자리를 잡고 이젤을 묶어 바람에 흔들이지 않게 하고 시작한다.
의례 서해안이 그렇듯이 바다라고는 하지만 흙탕물로 바다는 전부 누런 색깔이고 뻘에
붉은 색깔의 함초가 인상적이다.
소금을 먹으면서 자란다는 함초는 건강식품이라고 하던데 아무튼 함초을 중심으로 그려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항구에 왔으니 배를 그리도록 한다.
Arches Oil Paper 대신 Pabliano Acrylic Paper 에 홀바인 오일 베이스 밑칠을 해서
물감이 잘 칠해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왔는데 물감에 반응하는게 영 신통치 않다.
아무래도 유화는 Fablic canvas 에 그리는게 정석이라는 생각을 한다.
현장에서 또 단순화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이리저리 표현하려다
보니 그림이 어수선해져서 마음에 드는 그림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참 좋지 못한 습관은 정말 고쳐지지 않는구나..
비가 오기 전까지 그렇게 무덥더니 갑자기 하루만에 기온이 급강하한다.
이제 정말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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