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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 책 ) 트리에스테의 언덕길

by ts_cho 2025. 2. 7.

 

트리에스테의 언덕길, 스가 아쓰코 지음, 송태욱 옮김, 뮤진트리 펴냄, 312쪽, 2024

 

좋은 글은 읽는 즐거움이 있다.

글에는 내용이 좋은 글도 있고 문장이 좋은 글도 있는데 물론 두가지가 다 좋은

글이 있을테고. 이 수필은 내용도 좋지만 문장이 아주 마음에 든다

 "베네치아의 종소리" 그리고 " 코르시아 서점의 친구들" 에 이어 세번째로

스가 아쓰코의 책을 읽는다.( 이 책은 전자책이 없다.)

내용은 일전에 읽었던 두권과 마찬가지로 저자 일상의 개인적인 일에 대한 기록인데 

그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하나의 수필을 넘어서 마치 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가 아쓰코의 글을 읽을 때는  마치 작은 야생화가 아름답게 여기저기

피어있는  넒은 평화로운   초원을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모네가 그린  붉은 양귀비가 피어있는 인상파  그림에서 보여지는 그런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전혀 과장되지도 않고 담백하게 개인적인 주변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게 수필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태리에 공부하러 갔다가 현지에서 이태리인과 결혼하여 작은 책방을 운영하였던

이야기는 전작 " 코르시아 서점의 친구들" 애서 쓰고 있는데 이 책은

그 남편 식구들 그리고 시댁 주변인들과의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수필 모음이다.

어찌보면 전혀 흥미롭지 않은 생활이 정말 삐듯한 계급에 속하는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이지만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에게 세상의 기준을 함부로 들이대지 않고 

품위와 고상함을 찾아내는 것에 감동을 받게 된다.

 

우리 주위에도 보면 별거 아닌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을 읽는게 마치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싶다.

문득 나도 내 주변 이야기들을 이렇게 조고조곤 따뜻한 시선으로 써보고 싶다는

엉뚱한 욕심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