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인웅 옮김, 지식을 만드는 지식 발간, 2025, 466쪽
우연히 유튜브에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대한 신혜선 교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독일 본 대학교에서 헤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신 교수의
지식에 매료되어, 잠시 잊고 있었던 '데미안'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 '데미안'은 나에게도 익숙한 작품이었다. 한국어 번역본은 물론,
독일어 원서와 영어 번역본까지 섭렵하며 나름대로 작품의 주제와 줄거리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 교수의 깊이 있는 해설을 듣고 나니, 내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작품을 이해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특히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와
같은 유명한 문장들 때문에 '데미안'을 단순한 성장 소설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사실 작품 속에는 철학, 종교, 정신과학 등 심오한 주제들이 녹아 있으니
젊은 나이의 학창 시절에 과연 그 깊이를 온전히 이해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소설 "데미안"은 단순한 성장 소설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카인의 표식, 단테 신곡의 베아트리체, 성경에서 나오는
예수님 옆의 죄인, 야곱과 천사의 싸움, 아프락사스라는 신적인 의미에서의
에바부인 이야기 등 비유와 상징을 통해 "자아 탐구와 발견", "선과 악의 경계",
"개인의 성장과 운명", "정체성 확립", "내면의 성장" 등 핵심 주제들을
탐구하고 있는 많은 사유를 요구하는 소설이다.
헤세가 '데미안'을 집필했던 1916년은 그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다.
당시 여러 심각한 가정 사건으로 인해 신경쇠약 발작을 겪으며 여러 차례
요양원에 입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스위스 루체른의 개인 병원에서 칼 구스타프 융의 제자인 요제프 베른하르트 링 박사에게
심리 분석 치료를 받게 된다. 신화와 동방 언어에 정통했던 링 박사와의 60여 차례에 걸친
심리 치료는 헤세에게 동방 종교와 영지주의(그노시스)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주게 된다.
이처럼 고통과 역경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던 시기에 탄생한 '데미안'은 헤세가
겪었던 경험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다른 번역본들과 달리 466페이지 분량에 129페이지에 달하는 아래 목차와 같은
상세한 해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해설은 독자들이 '데미안'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는 생각이다.
(데미안) 깊이 읽기 / 신혜선
I. 《데미안》 이해의 첫 걸음을 디딘다
어느 곳에도,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단독자 헤르만 헤세
고통과 좌절을 딛고 탄생한 《데미안》
II. 《데미안》을 깊이 읽다
형식 구성을 이해하면 보이는 《데미안》
모토와 서문 이해하기
본문 여덟 개의 장 이해하기
소설 서사의 3단계 이해하기
독일 교양 소설(발전 소설)적 특징과 차이점 이해하기
카를 구스타프 융의 심층 심리학으로 읽는 《데미안》
데미안은 누구인가?
융 학파 분석심리학의 영향
그림의 상징과 의미
그노시스파와 아브락사스
시대비판적 사회소설로 읽는 《데미안》
바흐오펜의 모권이론으로 읽는 《데미안》
III. 한국에서는 《데미안》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청소년 필독서?
다른 장르로 변주
문학 치료 및 문학 상담
연극
뮤지컬
에필로그 : 데미안을 마주해야 할 시간
헤르만 헤세의 생애와 종교 편력(遍歷) / 이인웅
Ⅰ. 기독교적 출생과 성장
Ⅱ. 자아(自我)를 찾아가는 《데미안》의 싱클레어
Ⅲ. 동양의 지혜를 통한 전일성 투시
Ⅳ. 윤회 사상의 수용
Ⅴ. 도가 정신(道家精神)
에필로그
인터넷을 찾아보니 내가 읽었던 영문본이 vintage( 1965년 발간) 로 나와있어 반가운 마음에
캡쳐해서 옮긴다. 물론 이 책은 지금 어디가고 없지만 .표지 그림이 매우 상징적이다.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0) | 2025.04.09 |
---|---|
( 책)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5) | 2025.03.17 |
( 책 )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1) | 2025.03.14 |
( 책 ) 아름다운 사람 (5) | 2025.03.05 |
( 책) 노랑무늬 영원 (4) | 2025.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