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류, Bernard Werber 장편소설
한 때 베르나르의 소설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그의 작품이 하도 많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뇌” 및 기타 단편소설들을
읽으면서 그의 창의력과 글재주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언젠가 “파라다이스”인가 하는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좀 식상한 맛이
있어 그 이후 베르나르의 책을 읽지 않았다.
아파트 북 카페에 가니 베르나르의 “제3인류”라는 책이 1,2,3권이 있어
뭐 달리 볼 책도 없고 또 “인류”라는 단어에 끌려 읽어 보았다.
역시 그의 상상력은 압권.. 물론 글을 재미있게 쓰는 재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 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그의 해박한
지식과 제반 신화, 과학지식, 종교적 이벤트 등을 엮어서 탁월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구성하여 책을 잡은 이후 며칠 동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이성을 가진 지구, 그리고 우리 앞에 존재했을 거라는 제1인류- 지금 우리가
불가사의로 여기고 있는 피라미드나 거석문화 등을 만들었고 사라진 전설의
섬 아틀란티스에 살았으나 우주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2의 인류(지금
우리들)를 창조하였으나 제2의 인류는 그들의 탐욕으로 본래 의도했던 창조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되니 다시 지구의 미래를 위하여 제3의 인류를 창조케
된다는 스토리의 구성은 소설적 재미를 넘어서서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새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국내에서는 선거가 있었는데 인류의 장래에 대한 거대담론
격인 이 책에 빠져 여당 야당 다투는 것이 어찌 부질없이 보이던지 전혀
선거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물론 우리에게는 중요한 사건인 세월호 침몰, 지방선거 등등이 있겠지만
나는 해외생활을 오래하면서 CNN이나 BBC에 익숙해서인지
세계적인 더 중요한 사건인 이라크의 내전확대나 인종문제, 기아문제,
환경문제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인터넷에 보니 3권까지는 한번에 발간되고 4권은 최근에 발간된 모양이다.
그런 연유로 북 카페에도 3권까지 밖에 없어 4권은 직접 사서 볼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3권의 끝에서 제3의 인류가 일부 자각을 하여 여태 신이라고
여겨왔던 제2의 인류에 대해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끝나고 있는데
4권에서는 과연 제2의 인류가 멸망하고 제3의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되는지
아니면 지금 현존하는 제2의 인류가 제3의 인류를 복종시키던 아니면
공존하던 무엇인가 결론이 날 텐데 사실 그 결론이라는 게 저자 자신의
소설적 결론이므로 반드시 꼭 4권을 봐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었고 또 그게 그리 중요하지도 또 그래서 궁금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미 스토리의 전개 방향은 알고 있으니 내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더 스토리를
발전시켜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그러다가 언제 4권을 보게 되면 보고 아니면 말고….
내가 지금 그냥 지구상에 우연히 존재하는 한갓 작은 미물에 불과하겠지만
가끔은 그저 그런 일상의 평범함에서 벗어나 인류의 미래와 같은 거대
담론을 생각해 보는 것은 스스로의 자존감도 높이고 또한 나의 실존에
대해 한 단계 높은 성찰의 계기도 마련하게 하여준다는 생각도 든다.
매일의 삶이 중요하겠지만 그게 우리의 삶의 전부는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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