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에세이, 김교빈 지음, 동녁, 2014
지난 5월23일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그 자리에 나온 김교빈(金敎斌)군이 자기가 최근에 쓴 책을 하나씩 선물로
준다. 책 속에 우정의 글과 함께.
저자에게 그 것도 친구에게 직접 책을 받으니 그 즐거움이 크다.
친구는 고등학교시절 이름의 빈 자를 선생님들이 제대로 읽지 못해 출석부를
부를 때 항상 김교무라고 하여 그 시절 사소한 것에도 즐거워하던 학생들이던
우리들이 재미있어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또 덩치는 크지 않지만 단단하여 럭비부의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운동하던
모습도…또 파주인가 멀리 살아 아침 일찍 그 먼데서 오느라고 아침 식사 겸
점심까지 담을 수 있는 보통보다는 큰 도시락을 갖고 다니기도 했고..
항상 반듯하던 친구였는데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호서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박사님이시다.
요사이는 경제만능의 시대인지라 철학과 같은 학과명은 일부 대학에만 남아 있고
이 친구가 강의하고 있는 과는 문화창작과라고 한다.
문화창작과하면 문학, 예술, 방송 등등 관련을 짓자면 끝이 없을 테니 학생들이
지원하는데 그리 거부감이 없고 또 나중에 취업에도 과명이 제약이 되지는 않으리라.
아무튼 강의도 강의지만 분주하게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자랑스런 친구다.
서양철학에 대해서는 쭉 그 족보는 꿰고 있지 못해도 하도 여기저기서 듣고 또
단편적으로 책을 보아서 대충은 그 타이틀의 의미 정도는 알고 있지만- 사실 솔직히
일반인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등의 책을 읽어 본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 만은 대부분
그냥 여기 저기서 언급되는 것을 갖고 좀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또 궁금하면
쉽게 찾아 볼 수도 있지만 동양철학에 대해서는 내가 과문한지 아니면 무지한지
그리 쉽게 동양 철학의 개념을 찾아 볼 수 있는 책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책은 너무 간단하게 기술되어 심오한 동양철학의 깊이를 헤아릴 수도 없고
또 어떤 책은 너무 학술적으로 기록되어 또 감도 잡기 힘들게 된 책도 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동양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유교의 탄생으로부터 현재
중국의 사회주의의 기초를 만든 모택동 사상까지 중국의 정신세계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한 책으로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기록되어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19세기 이후 서구의 과학문명에 굴복해 지금 동양은 온통 서구 문명의 지배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그 전부터
내려오던 유가 사상인바 궁금하던 여러 가지 개념들- 태극, 오행, 기, 음양, 등등 및
또한 유학과 도교 및 불교와의 관계 등등 막연하게나마 동양철학의 흐름을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물론 이렇게 간단하게 한 책에 그 방대하고 심오한 사상체계를 다 기술할 수 없어
간단하게 기술하고 넘어간 부분들은 무슨 뜻이지도 모르겠는데 많지만 그래도
이제는 시간을 내어 천천히 정독을 하면 좀 더 이해가 쉬어질 것으로 생각이 든다.
서양철학은 궁극적으로 “ 무엇이 진리인가”를 추구한 반면 동양철학은 “ 인간이
어떻게 하면 성인(聖人)이 되나” 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극히 대비가 된다.
그러다 보나 서양철학은 좀 더 객관화되었던 반면 동양철학은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 서양과 동양의 철학의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는가는
아마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은데 다음에 친구를 만나서 좀 더 자세히
강의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고교시절 같이 낄낄거리던 친구가 이제는 동양철학의 유명한 학자가 되다니 서로
변한 모습을 보면 그 옛적 까까머리 시절이 아련하다.
좋은 책을 읽는 즐거움, 그것도 친한 친구가 쓴 책을 읽는 즐거움 어찌 몇 줄의
글로 다할 수 있겠는가?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최인호 지음 (0) | 2014.06.24 |
---|---|
제3인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0) | 2014.06.15 |
만화의 이해(Understanding Comics) (0) | 2014.05.29 |
2014 이상 문학상 작품집 (0) | 2014.05.21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0) | 2014.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