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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2014 이상 문학상 작품집

by ts_cho 2014. 5. 21.

 

2014 이상문학상 작품집

 

일전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쉬고 있을 때 딸아이가 책을 사다 주었다.

2014 이상 문학상 작품집.

요새는 문학상이 여기 저기 많이 있어 이상 문학상의 권위가 어디까지 있는지

모르겠으나 전에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했었는데.

 

아무튼 책에 실린 10여 편의 단편소설을 읽고 짧은 소감 몇 줄.

우선 작가들의 가방 끈들이 길다. 대부분 창작문학과나 국문과 대학원졸..

학력인플레가 이 동네까지 미친 모양이다.

두 번째 아직 나이들이 젊은 작가들이라 그런지 그들이 묘사하는 삶이 그리

깊게 내공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마도 그들 또래에서 보는 세상과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보는 세상과는 괴리가 있으리라.

 

한 두 편 뺴고는 글쎄 다른 수준의 작품들이 입선작에 오르는 것을 보고

조금은 실망스런 놀람이 있었다. 우선 주제의 선택에 맞는 스토리 전개가 너무

작위적이고 질질 설명적이다. 단어 하나 하나가 너무 소홀하게 쓰여진다는

느낌…… 그냥 독자에게 이렇게 느껴주십시요하고 강요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내가 기대하는 수준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정도라 그런지도.

 

그 중에서 역시 대상을 받은 편혜영의 몬순이 단연 돋보인다.

어떤 불안한 느낌이 이리 저리 방향을 알 수 없는 몬순처럼 삶의 불확정적인

요소들을 집요하게 응시하고 있고 또 주인공의 삶에 내밀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고통과 비밀이 인간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불안의 상황과 절묘하게

결합되어 긴장감 있게 서술되고 있어 대상작으로 손색이 없다.

 

김훈이나 하루키의 글이 어느 정도 쿨한 느낌의 투명한 수채화 같다면 편혜영의 글은

탁한 붓으로 마구 그려 놓은 불투명한 유화 같은 느낌을 준다.

 

사족 하나.. 심사위원장이신 김윤식교수님은 이제쯤이면 연세가 꽤 되셨을 텐데

그 분이 쓰신 심사평을 읽다 보니 학창시절 항상 차분하고 조용한 강의 시간에

말씀하시던 그런 분위기가 글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