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7권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다시 돌아온 문화유산 답사기.. 일전 6권을 읽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는데
동네 북 카페에서 7권을 갖다 놓았다.
2012년에 발행된 책이니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동네 북 카페
수준에서 계속 답사기를 사다 놓은 것이 가상하다.
내 주관이 책값 그거 얼마 되지 않는데 빌려 볼 것 없이 사서 여유 있게 보고
또 맘에 드는 구절은 밑줄도 긋고.. 다음에 언제라도 또 볼 수 있고 뭐 그런 것
이었었는데 돌이켜보면 다시 본 책도 드물고 그냥 책장만 차지하고 있을 뿐
이제는 좋은 책이라고 해도 꼭 소유해야겠다는 생각이 차차 없어진다.
어차피 다 지나가는 것……갖고 있어야 뭐하겠나.. 보관하고 있는 책들도 기회가 되면
북 카페에 다 기증할까 생각도 드는데 글쎄 내가 좋아해서 모은 카테고리의 책을
남들도 좋아할까는 별도의 문제다.
아무튼, 이 책은 제주도에 관한 얘기다.
제주도는 여태 딱 3번밖에 가보지 않아- 신혼여행, 골프 치러, 그리고 고교졸업 40주년
기념여행- 아는 지식 수준이 관광객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그 전부터 제주도에 대한 로망이 있어 은퇴하면 제주도에 가서 살고 싶었는데
아내가 극구 반대, 그냥 꿈으로만 남아 있다.
제주도에 숨은 전설이나 또 역사적인 사실들을 깨알같이 기록해 놓아 그냥 책상머리에
앉아 읽기에는 좀 벅차다……아무리 저자의 유려한 필치나 치밀한 책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그냥 읽다 보면 어떤 부분은 너무 막연하여 머릿속에 상상이 되지 않는
장면들이 많다.
역시 문화유산답사기는 현장을 다니면서 읽고 보고하면 그 즐거움이 몇 배로
늘어나리라.
추천사에 있는 대로 올레길이 제주 자연의 속살을 보여주었다면 이 답사기는
제주 문화의 깊이를 알려준다. 관광지가 아닌 진짜 제주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책 중에 특별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가 9년이나 유배생활을 하면서 그렸던
“세한도(歲寒圖) 에 얽힌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다.
세한도 그 그림 얘기는 물론 저자와 관련된 추사 기념관 건립에 관한 얘기
또 추사 흉상에 대한 얘기가 흥미롭다.
반드시 다음에 제주에 가서 추사의 발자취를 따라 돌아봐야겠다고 결심!
앞에 책의 소장얘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은 이유도 이 책은 그냥 한번 보고 지나갈
책이 아니고 꼭 사서 언젠가는 제주에 가서 다시 현장에서 음미해야 할 일이라는
그런 연유이기도 하다.
책 한 권에 가득 담긴 제주 문화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
아무리 현대인의 삶이 배금주의로 찌들은 세상에서 어쩔 수 없이 헐떡거려도
이런 문화를 음미하는 그 즐거움은 어찌 돈으로 환산될 수 있겠나.
어찌 소위 명품이라는 부질없는 물건 쪼가리를 갖는 속절없는 즐거움에 비할 수
있겠는가.
이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저자의 삶에 은근 질투가 난다.
문화유산답사기 인세도 만만치 않다고 하던데 ^^
제주 그 조그만 섬 얘기도 그럴진대 다른 여행지도 그 속에 간직하고 있는
문화를 안다면 여행의 즐거움이 몇 배로 증가하리라.
아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사랑한다고…… 인생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부질없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더 많이 읽고 음미하고 느낄지니라.
세한도
세한도를 닮은 추사 기념관
추사 흉상..공간의 긴장감이 포인트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 이상 문학상 작품집 (0) | 2014.05.21 |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0) | 2014.05.21 |
Klimt, 황금빛 유혹 (0) | 2014.05.15 |
돈이 돈을 버는 세습자본주의(Patrimonial Capitalism) (0) | 2014.05.13 |
피로사회-우울증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대한 진단 (0) | 2014.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