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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Klimt, 황금빛 유혹

by ts_cho 2014. 5. 15.

 

클림트(1862-1918), 황금빛 유혹, 신성림 지음, 2010, 다빈치 출판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 전시회가 있었지만 그 동안 별로 Gustav Klimt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가 우연히 클림트에 대해서 쓴 책을 지난 며칠 동안

열심히 보게 되었다.

미학을 전공한 저자가 그림에 대한 주관적인 본인의 감정과 더불어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한 책으로 클림트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학창 시절에는 클림트가 한국에 별로 알려지지 않아서 해외 근무할 때

어느 외국인이 내가 그림을 좋아한다고 하니 클림트를 아냐고 물어왔을 때

몰라 당혹한 적이 있었는데 과거에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그의 진한

에로티시즘적인 작품들 때문에 아마 의도적으로 널리 알리지 않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아무튼 이제 클림트는 한국에서 꽤나 유명한 화가가 되었고 또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마니아들도 많이 생겨 훌륭한 장식적 효과도 있는 그의 그림은 카피로

해서 또는 아트 상품으로 해서 꽤 많이 여기 저기서 볼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황금빛 칼라의 에로티시즘적인 그림들에 그리 마음이 가지

않아 그 동안 별로 관심도 없었으나 이번에 이 책을 읽어 보면서 그의 예술세계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풍경화에 관심이 많다 보니 특히 에로티시즘

그림 때문에 어쩌면 가려져 있던 풍경 작품들의 매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그 동안 몇 가지 궁금했던 사실들을 확인하는 기회도 되었고

예컨대 그의 황금빛 그림 배경에는 아버지가 금세공사였다는 사실, 그리고

초기에는 극장이나 박물관에 장식(천정화, 커튼 등) 작업을 많이 하면서 그의

그림이 화려한 장식적 효과가 있는 그림으로 발전해 나갔으며 또 에곤실레

(Egon Schiele) 와의 예술적 교류 등등, 그리고 당시 파리를 중심으로 활발하던

인상파와는 별도로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독특한 예술세계를 형성했던

배경 등등.

 

여인들에 대한 에로틱한 그림에 대한 내용들은 너무도 흔한 자료로 쉽게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얘기라서 특별히 쓸 얘기는 없으나 특별히 재미있는 내용 하나.

1906년 반 고호의 그림 45점이 빈에 전시되었고 또 1909년에도 또 고호의 그림이

전시되면서 고호의 해바라기그림을 보게 되었고 반드시 그 영향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클림트도 해바라기 몇 작품을 그렸고 또 에곤 실레도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는데 서로 다르게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보이고 있다.

 

고호의 해바라기는 생명력에 대한 강한 갈망을 그려내지 못해 그 자체가 열기와 빛으로

일렁거려 타오르는 노란 태양이 되었다. 꽃잎이 시들거나 떨어졌다 해도 쇠락이나

패배가 아닌 생명력을 한껏 발산하는 존재로서의 충만함을 표현하고 있는데

클림트의 해바라기는 화려하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이글거림이 없고 장식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이다. 열정과 갈망이 사라진 냉정하게 느껴지는 그의 여인 그림들에서

보여지는 도시적인 귀부인의 느낌을 준다.

한편 에곤 실레도 해바라기를 수 차례 그렸는데 그의 경우는 고호나 클림트와는 달리

가을, 황혼, 덧없음, 죽음 등등 영혼의 우울함을 담고 있다.

 

또 하나, 클림트는 평생 자화상을 그린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그가 얘기한대로

그는 특이한 점이 없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림만 그리는 사람으로 글로도 또

그림으로도 내 자화상을 볼 수 없을 것이므로 나에 대해 뭔가 알고 싶으면 내 그림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서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이런 그의 말 속에서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고호의 해바라기..

 

 

 

 

클림트의 해바라기..

 

 

 

 

에곤 실레의 해바라기..

 

 

 

 

 

유감스럽게도 클림트는 자화상이 없으니 그의 모습을 보면 화려하고 장식적인 그의 그림과는

다른 모습을 보고 좀 놀라게 된다.

 

 

 

그의 뎃상 작품들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