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과 짧은 글이 주는 진한 감동
(2007년에 작가에게서 증정 받은 귀한 책 소개)
조선을 위해 일평생을 헌신했던 선교사들이 잠자고 있는 양화진의 사계(四季)를 담은 사진집.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나라, 그늘에 가려진 나라 'Corea'에 복음의 빛을 비추다 천국으로 떠난 그들의 빈자리를 사진작가 유재호가 카메라에 담았다. 영혼이 담긴 사진 위에 쓰여 진 짧은 글들은 천 개의 문장보다도 더 깊은 감동을 준다. |
우리의 종교가 무엇이든 간에 어떤 믿음을 위해 그 믿음이 자기만을 위한
이기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이타적인 것을 위해 이렇게 자기의 목숨을 바쳐
헌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감동적이다.
그 감동을 이렇게 흑백사진과 짧은 글귀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수없이 많은 촬영과 또 사색 속에서 나온 진정한 독백이기 때문이리라.
여기 사진 몇 장과 작가의 짦은 글...
천의 생명이라도 바치리라. 이 땅을 위해 살다간 삶이라.
케드릭, 한국으로 선교를 온 지 10여개월 지나 풍토병에 걸려 선교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망했다.
사망 당시 그녀의 나이는 스물 다섯,
그녀의 묘비에는 " If I had a thousand lives to gives, Korea should have them all" 이란 글귀가 있다.
목련 나무 꽃이 아련하다.
눈물 한 방울 주르르..마음 한 구석 싸르르..
아이 묘역을 돌아 다니는데 파인더를 바라보는 내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미안하다는 생각에..
이 많은 아이들이 무슨 이유로 여기에 있어야 하는가..
꽃이 놓여 있는 곳의 아이는 태어난 날 사망하였다.
가을에 떨어진 낙엽은 거름이 되고 이 땅에 묻혀진 당신은 열매가 되고..
러시아에서 온 사람인 듯하다.
주변에 낙엽이 쌓였다. 가을, 낙엽,그리고 희생
가을에 찾아간 양화진은 그랬다. 희생이 있었기에 열매가 있지.
죽어 바위가 될리라. 네게 반석 되리라.
클라크 선교사 자녀의 묘비인 듯하다. 양화진 구석에 바위처럼 땅에 박혀 있다.
B APR 3 03 D DEC 21 04
죽음은 때로 살아 있는 자들에게 반석처럼 강한 믿음을 가지게 한다.
아무도 가꾸지 않아도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도..
무명의 그리스도인의 묘이다.
아무도 돌아보는 이가 없어도 여전히 그들은 존재하고 있고
이 곳 양화진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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