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백리의 겨울 (I), 31 x 23 cm, Oil on oil paper, 2018
정말 추운 날이다. 일기예보에는 영하 12도 그러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고 하나 야외사생 중독증은
어쩔 수 없으니 중무장을 하고 출정 .
여주 귀백리라는 마을...그냥 썰렁한 시골마을인데 날씨까지 이러니 오가는 이도 없어 더욱 스산하다.
날씨가 추운 것도 문제지만 바람이 매섭게 부니 이젤을 지탱하기도 힘들어 한 손으로 캔버스를 잡고 그리다보니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또 아무리 얼지 않는 유화물감이라고 해도 이 추운 날씨에는 뻑뻑해져서 제대로
섞이지도 않아 애를 먹는다.
가끔씩 휭하고 지나가는 차 이외에는 그냥 매서운 바람소리만 귓전을 떄린다.
아마 차속에서 우리를 보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나 자신도 이런 추운날 왜 고생을 사서 하는가 자문자답을 하긴 하지만 야외에 나와서 대자연 속에 문자 그대로
바람소리가 나는 풍경화를 그릴 때 몰입의 희열감은 이 정도의 추위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일이다.
날이 차다보니 더욱 집중하여 한 점을 끝내고 나니 시간이 남아 다시 한 점 시작한다.
그러나 몸도 피곤하고 바람도 더욱 강해지나 첫 작품과 같은 집중도가 나오지 않아 얼렁뚱땅 빨리 완성하고 음식점으로
철수한다. 어떤 일에도 그렇듯이 초심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리라.
난로가에서 따끈한 만두국에 막걸리 몇 잔의 행복. 오늘 내 삶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귀백리의 겨울 ( II) , 41 x 31 cm, Oil on oil pap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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