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커밍, 미셀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발간, 2018, 562쪽
미국 제 44,45대 대통령 부인 미셀 오바마의 회고록을 읽다.
562쪽 그리 얇지는 않은 책이지만 솔직하고 진지하게 쓰여진 책을 읽는 즐거움은 크다.
지극히 평범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서 프린스턴, 하버드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를 만나면서
인생의 방향을 전환시키고 결국은 미국 퍼스트 레이디까지 올랐던 대단한 여성의 회고록을 읽으면서 미국사회에 대해
또 한번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또 오바마 부부의 삶을 보면서 많은 깨우침을 얻는 계기도 된다.
여기 구체적으로 책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할 이유도 없으니 책을 읽어 가면서 특기할 만한 사실들 중심으로 몇 자
적어본다.
우선 이에 앞서서 김명남이란 역자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책으로 한국번역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던데
책을 읽어 가면서 번역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좋은 내용의 책에 좋은 번역이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지극히 평범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가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톱클래스 변호사 집단에 가기까지
프린스턴 대학, 하버드 대학원 졸업을 하는 과정, 그리고 평범한 가정을 꿈꾸었던 저자가 버럭 오바마라는
꿈 많은 청년을 만나 변신하는 과정, 그리고 결국에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라는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되지만 책 554쪽에 보면 "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과정이고, 하나의 길을 걸어가는 발걸음이다.
인내와 수고가 둘 다 필요하다.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앞으로도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을 언제까지나
버리지 않은 것이다." 라고 쓴 것을 보면서 책의 제목도 "비커밍( Becoming) " 이라고 한 이유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어 가면서 특기할 만한 이야기나 기억에 남는 것 무작위로 몇 개..
저자는 항상 빈틈이 없고 준비가 철저한 완벽주의자인 반면에 바락 오바마는 정반대의 인간형으로
엄청난 독서광에 개인의 영달보다는 항상 더 큰 꿈을 꾸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물론 남편이니 좋은
방향으로 썼겠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버럭 오바마는 천재형에 미래지향적인 인간형.
또 흑인 사회에서 오랫동안 금언이 있는데 " 남들보다 두 배 이상 잘해야 절반이라도 인정을 받는다" 인데 특히
정치판에서 소수자인 흑인으로서 성공하가까지 두 부부가 도덕적으로는 물론 매사에 빈틈이 없이 노력했던
과정을 읽다보면 인권을 운운하는 미국사회의 이중성을 새삼 생각해보게도 된다.
그리고 상류층 모금 행사에서 교육이나 아동복지의 개선을 이야기하면서도 세금을 한푼이라도 올리면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상류층들의 모순적이고 위선적인 모습들.
국익과는 상관없이 민주당 대통령의 실패을 기원하는 더우기 흑인 대통령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공화당 정치인
들의 치졸한 모습들을 보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판은 다 한가지라는 생각도.
재선까지 마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을 도와서 유세활동을 할 때 도덕적으로 정말 경멸스러워 했던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하며 했던 그 유명한 구호 " 상대가 수준 낮게 굴더라도 우리는 품위있게 갑시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 ) 등등..
자서전은 물론 많은 부분 약점을 숨기고 장점이나 좋은 결과등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더 높은 이상을 향해 굴하지 않고 온 역량을 발휘하면서도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고 했던 저자의 솔직하며 대담하게
털어 놓는 내면의 기록을 읽으면서 그 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을 피할 수가 없다.
끝으로 사족 하나...미국 아마존에 가서 미국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보니 대부분 별 네개 내지
다섯개를 주고는 있지만 아직도 골수 백인 우월주의자들도 많은지 그리고 이미 임기가 끝난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인지 아무튼 아주 악평도 많은 것을 보며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런 사람들은 여전하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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