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산문, 한겨레 출판, 2018, 425쪽
문학평론가의 산문집이다.
내가 어떤 연유로 이 책을 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글솜씨가
돋보인다. 평론가들의 글이 대게는 수식어가 많고 장황한게 보통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것도 사람 나름인
모양이다.
일전에 읽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김연수 작가의 글과 비교가 되는데 하기사 어떤 사람은 그런 글이 좋다고 하니
전적으로 취향의 문제.
어찌되었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라는 책 제목이 선뜻 감이 오지 않는데 책 후면에 " 배울만한 가장 소중한
것이자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 그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라는 글귀가 어느 정도 책 제목이 암시하는 바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에 의하면 두번째 산문집을 낼 때 2014년 세월호 사건 그리고 2017년 개인사를 생각하면서 슬픔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마침 여기저기 발표한 글들을 모아보니 슬픔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아 책 제목을
그렇게 했다고 한다.
백여건도 넘는 산문들의 내용을 여기 어떻게 정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책 중에 비평가로서 쓴 몇 귀절이 마음에 남는다.
" 좋은 비판과 나쁜 비판이 있다. 좋은 비판은 어려워서 드물고 나쁜 비판은 쉬어서 흔하다" 고...
" 비판은 언제나 가능하다. 풍자는 특정한 때 가능하다. 그러나 조롱은 언제나 불가능하다. 타인을 조롱하면서 느끼는
쾌감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저급한 쾌감이며 거기에 굴복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가장 저열한 존재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일이다. 이 세상에 해도 되는 조롱은 없다. "
관념이 덕지덕지 붙어 있지 않은 깔끔한 글 솜씨...책을 읽는 즐거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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