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구겐하임 자서전, 김남주 옮김, 민음인 발간, 2009, 190쪽
구겐하임 전시관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구겐하임이라는 인물에 대해 궁금해서 그의 자서전을
읽어 본다.
구겐하임 ( 1898-1979) 은 20세기 최고의 미술 후원자 중 하나로 특히 초현실주의 작가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미술사에서 초현실주의 언급할 때 항상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거부 집안에서 호화롭게 자랐으나 그녀가 14살 때 1912년 아버지 벤자민 구겐하임이 그 유명한 사건인 타이타닉호
침몰로 사망해 거액을 상속받은 후 파리로 건너가 여러 예술가들과 교류하였는데 이 때 아방가르드의 거장
마르셀 뒤샹에게 현대미술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를 갖게 되고 1938년 런던에 구겐하임 죈( 젊은 구겐하임이란 뜻) 화랑을 열어
본격적으로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하게 된다. 이 때 유행했던 말이" 하루에 한점" 이라니...
유럽대륙을 휩쓴 제2차 세계대전을 피해 1942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유럽의 수많은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미국에
소개하기도 하고 또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콜더, 액션 페인틍으로 유명한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등을 발굴하여
전폭 지원하여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하기도 한다.
이후 미국생활을 접고 1940년대 이태리 베니스로 이주하였으며 1949년 베니스 대운하 옆에 대저택을 사들여서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서 여생을 보내게 되는데 지금 그 저택은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베니스의 명소가 되었다.
이 자서전은 그녀가 1923년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책의 주 내용은 엄청난 부의 축적을 이룬 그녀의
가정사를 비롯하여 수많은 미술계 거장들과 얽힌 일화들을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또 미술의 문외한이었던
그녀가 어떻게 해서 20세기 미술사에 엄청난 족적을 남기는 인물이 되게 되었는가를 기록하고 있어 미술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사건들을 건조하게 기술하고 있어 사실 미술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읽으면 지루하게도 느껴지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소설이 아닌 이상 그것은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고 아무튼 "에술가들의 경제적 천사"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사람의 일대기를 읽어보는 것은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새삼 알게된 사실은 뉴욕에 있는 그 유명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저자가 만든 미술관이 아니고 그녀의 삼촌인
솔로몬 구겐하임이 만든 미술관이고 또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 구겐하임 재단에서
만든 미술관이고 베니스에 있는 미술관이 페기 구겐하임이 만든 미술관이라는 사실.
현역 시절 이태리 출장중에 바쁜 짬을 내어 밀라노에서 기차을 타고 베니스에 가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 떄는 구겐하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이 미술관을 가보지 못한게 아쉬운 일이지만 언제 가 볼 기회가
있겠지...
한편 우리나라도 재벌들이 미술 작품들을 많이 구매하여 소장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환금성이 좋은 이미 유명한
작가들 작품들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어 구겐하임과 같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그런 점이 많이 부족한게
아쉬운 현실...미술작품을 예술작품으로 소유하기보다는 일종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천박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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