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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

by ts_cho 2019. 5. 14.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 강인숙 엮음, 마음산책 발간, 2011, 247쪽


일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2011년도 발간된 책이니 꽤 오래된 책이지만 지금도 팔리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엮은이 강인숙교수는 이어령 교수( 이분은 하도 많은 직업을 갖었던 분이라 어떤게 가장 적절한 호칭인지 모르겠지만)의

부인으로 부부가 사재를 들여 "영인 문학관" 이라고 문학 박물관을 만들었는데 그 곳에는 문인들의 원고, 초상화, 편지

등과 문인 및 화가의 부채,서화, 애장품, 문방사우, 사진 등 2만5천여점의 자료가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언제 한번

꼭 찾아가 보기로 하고..


이 책은 그 영인 문학관을 만들면서 지인들에게서 기증 받은 편지를 엮은 책으로 엮은이의 말대로 농밀한 내용을 담은

사랑 편지나 사생활이 지나치게 노출되는 그런 편지들은 수신인들이 당연히 내놓지 않았지만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은

공적인 용무를 적은 것은 거의 없고 저서를 받고 쓴 답장이거나 자신의 내면을 열어 보이는 내밀한 편지들이

주종을 이루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문인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그들의 친분관계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하고 있다.

또 엮은이가 그 편지에 대해서 "편지를 말하다"라는 글을 첨부해 놓아 그 편지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어 당시 상황을

이해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요즈음은 인터넷 시대이다보니 서로 간단히 문자를 교환하던가 아니면 이메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니

누가 직접 육필로 편지을 쓰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이 나오기 전까지는 직접 손으로 써서 우표를 붙여

보내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 당시을 회상해보면 그런대로 깊이가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육필로 쓰러면 아무래도 글씨도 잘 써서 편지의 모양새도 좋아야하고 또 내용도 그냥 종이 한장에 몇자 간단히

쓰기도 뭐하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쓰게 되니 쓰면서 많은 상상력도 문장력도 요구가 되는 그런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도 해본다.


개인적으로 80년대 초에 가족과 떨어져서 중동에서 근무하면서 수백통의 편지를 썼던 적이 있는데 당시 며칠에 한번

특별한 일도 없이 아내에게 편지을 쓰다보니 이런 저런 사소한 이야기들 쓰면서 문장력도 늘었겠지만 또 나름

끙끙거렸던 추억도 있고...

그 때 보냈던 그 많은 편지들을 아내가 아직도 다 보관하고 있다고 하는데 언제 한번 읽어 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글쎄 다시 당시의 편지을 읽으면 꽤나 오글거릴텐데 ㅎㅎ


문인들이 쓴 글에는 작가의 몸 내음이 스며 있는데 소설이나 시 처럼 다중을 의식해서 쓴 글과 1인칭을 대상으로

해서 쓴 편지와는 그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편지는 개인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을 보여주고 있어

엮은이는 "편지는 수신인 혼자서만 읽는 호사스런 문학이다. 그것은 혼자서만 듣는 오케스트라 공연과도 같다" 고

했는데 비록 짧은 편지들이지만  유명한 문인 화가들 - 이광수, 김남조, 최정희, 박경리, 노천명,전숙희, 김승옥,

김영태, 김병종, 유치환, 이어령, 김광균, 김광섭, 박두진, 박완서, 조정래 등등 의 편지를 읽으면서 그 분들의

시대 그리고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독서의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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