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도리에서, 41 x 33 cm, Oil on oil paper, 2019
또 다른 생각이 산다. - 김선호
또 다른 생각이 산다.
하루 종일 몇십 번이고
부를 것 같은 목소리
들릴 것 같은 목소리
단풍이 붉어지지 않고
그대로 말라 부스러지는 날
꼬리별의 꼬리가 끊어지고
뇌 속 거친 소용돌이로 들어온다
향기를 선물하던 시간은
흔적 없이 지워져 버리고
주고받는 말의 전위차
못 알아듣는 언어
배달된 신문지 위로 난무할 때
목 놓아 우는 아이의 목젖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머리속에는 눈물이 떨어진다.
오븐처럼 입을 열고 말할 때
정말 떠나고 싶을 만큼 싫을까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정말 나이고 또 내 얼굴일까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정작 나일까 아니면 나라는 존재일까
지금은 흠뻑 젖은 고양이처럼
하루를 원망하는 밤일지도 모르겠다.
( 김선호 시인 제4집 당신도 신발을 버리시나요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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