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청미래 발간, 2015, 328쪽
교보에 가서 신간들을 봐도 대부분 비슷비슷한 내용에 단지 제목만 다르고 또 표지만 다르다보니 그냥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어 요즈음 어떻게 독서의 방향을 잡아야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좋은 음악은 여러번 들을 떄마다 받는 감동이 다른데 책도 마찬가지 좋은 책은 여러번 읽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최근에는 읽었던 책 몇권 다시 읽는데 왠지 신선한 맛이 떨어지는게 음악과
책은 왠지 조금은 다른 모양이다.
그래도 당분간은 신간과 읽었지만 기억에 다시 새기고 싶은 책을 같이 읽어 나가는 방향으로 일단은 정하기로 하고...
알랭 드 보통은 이미 한국에 잘 알려져 있는 작가로 그의 독특한 글솜씨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데
그의 책을 읽은 기억이 없어 우연히 알라딘에서 "여행의 기술"이란 책을 접하고 일독을 한다.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다르게 독특한 구성으로 씌여진 책으로 여행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꽤나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런던, 암스텔담,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등 몇군데의 여행과 관련하여 안내자로 유명한 화가나 작가를
동원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이 상당히 재미있고 또 배움이 많다.
마지막 챕터인 "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에서 영국의 예술평론가이며 화가인 John Ruskin (1819-1900) 의
이야기를 여기 옮긴다.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접할 때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데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사진을 찍거나 기념품을 사거나 아니면 어디 몰래 자기 이름을 기둥에 써 놓은가(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등 이다.
그런데 사진을 찍는 것의 문제는 사진을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보기 위한 보조장치로서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고 보는 것을 대체하는 물건으로 쓰여져서 오히려 대상을 소홀히 봄으로서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대상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느끼고 싶으면 그것에 대해서 " 말로 그려야" 하던지
아니면 "손으로 그려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사물을 잘 관찰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글쓰는 연습 그리고 뎃생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여행을 다니다보면 특히 패키지 여행으로 따라 다니다보면 하나라도 더 봐야할 것 같아 주마간산격으로
휙휙 지나가고 그냥 증명사진 찍고 오는데 그래서 여기저기 많이 가봤다고 나름 뿌듯해 하겠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런 여행은 진정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는 여행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돌이켜 보면 오랜 해외 근무로 전세계 여기저기 많이 다녔지만 위와 같은 기준으로 보면
제대로 한 여행은 드문 것 같고 단지 그냥 가봤다하는 지역만 많으니 아쉬운 일이다.
러스킨이 영국의 시골을 여행하다가 제자들이 형편없는 그림을 제출하자 이렇게 말했다는데
" 나는 보는 것이 그림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나는 학생들이 그림을 배우기 위해 자연을 보라고 가르치기
보다는, 자연을 사랑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라고 가르치겠습니다."
결론은 그림이든 글이던 간에 자연을 잘 관찰하고 그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므로
그 행위가 중요한 것이지 결과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항상 외출시에 조그만 스케치 노트를 갖고는 다니지만 어떤 장소에 가서 시간이 좀 있어도 왠지 쑥스러워서
꺼내 놓고 스케치를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나름 다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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