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노문리에서, 41 x 33 cm, Oil on Arches Paper, 2019
2019년 마지막 사생.
눈이 내리지 않는 무미건조한 그래서 더 마음도 움츠러드는 그런 겨울이 지속되고 있다.
한낮의 따사한 햇살에 두툼한 다운 외투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더니 그것도 잠시, 오후 2시가 지나니 다시 쌀쌀해진다.
한해을 마감하면서 유안진 님의 " 지란지교를 꿈꾸며" 라는 시에 나 자신을 비추어 본다.
내가 남들에게 그런 사람일까 생각해보니 한없이 부끄럽고 두려움이 앞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 "지란지교를 꿈꾸며" 시의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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