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말, 어니스트 헤밍웨이, 권진아 옮김, 마음산책 펴냄, 155쪽, 2017
일전 서점에 가보니 마음산책에서 나온 책들 중에 '말에 지성이 실린 책" 이란 타이틀로 칼 세이건, 코넌 도일.
레비스트로스,한나 아렌트, 보르헤스, 수전 손택, 헤밍웨이가 인터뷰한 내용을 가지고 만든 책이 있어 작가들이
쓴 책과는 별도로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우선 " 헤밍웨이의 말" 부터 읽어 본다.
헤밍웨이의 소설은 "노인과 바다"를 비롯하여 "무기여 잘 있거라 " " 해는 다시 떠오른다 "등 유명한 소설은
어느 정도는 다 읽어 봤지만 실제 헤밍웨이에 관해서는 그냥 미국사람이고 전쟁에 직접 참여하여 그 경험으로 소설을 썼고 말년에 쿠바에 거주하면서 시가, 사냥과 낚시를 즐기고 그러다가 마지막에 엽총자살을 한 정도의 몇가지 팩트 중심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작가의 내면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인터뷰들은 1952년 마지막 걸작 '노인과 바다' 이후의 기록들로 젊었을 때 자신만만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고 말년의 단편적인 기록들로 약간은 불안하기도 한 내면을 느끼게도 하지만
비행기 사고 이후 성하지 않은 육체의 고통을 무릅쓰고 꾸준히 성실하게 글쓰기에 매진하는 노작가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노벨문학상으로 명실공히 문단 최고의 작가로 인정을 받았지만 이 마지막 인터뷰들을 읽다보면 작가의 고독을
느낄 수 있는데 '노인과 바다' 에서 끝까지 청새치를 포기하지 않고 고군분투하던 주인공의 고독과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헤밍웨이의 소설들을 읽어본지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 스토리들이 가물가물한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젊은 날에
받았던 느낌과는 전혀 다를테니 조만간 한두편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유명세가 싫어요. 인생에 있어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글을 쓰고 사냥하고 낚시하고
알려지지 않고 사는 것 뿐입니다. 명성은 괴로워요. 질문들은 고통스럽습니다. 기자들은 내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는냐....그런 것들을 묻는 질문 목록을 보내죠. 그런 질문에 대답하자면 며칠은 걸릴 겁니다"
( 책 중에서 115쪽 )
인생을 최고로 활용할 수 있는 선생님만의 방식은 뭡니까 ?
그는 1초 정도 생각에 잠겼다.
" 절대 흥분거리를 찾아 다니지 마요. 흥분거리가 찾아오게 해야지 " ( 책 중에서 11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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