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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티끌 같은 나 ( one of many )

by ts_cho 2020. 7. 12.

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지음, 승주연 옮김, 도서출판 잔 펴냄, 430쪽, 2020

 

그동안 주로 논픽션 계통을 책을 읽다가 문득 픽션류의 책을 읽고 싶어 여기저기 인터넷을 찾아 추천이 되어 있는

소설책 몇 권을 주문하여 일요일 하루 종일 방안에서 꼼작도 하지 않고 430쪽의 소설을 완독한다.

 

우선 빅토리아 토카레바라는 작가는 내가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작가인데 1937년 소련의 샹트페테르브르크에서

출생하여 현재 모스코바에 살고 있으며 주로 대도시 여성의 심리, 일과 사생활, 여성의 꿈과 연약함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수많은 단편과 시나리오가 영화화되어 러시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한다.

 

책의 구성은 중편 소설 세 편 " 티끌 같은 나" " 이유""첫번쨰 시도" 그리고 단편 두편 "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 내용은 전술한대로 러시아 여성의 심리 그리고 일 사생활을 그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오랫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왜 이런 소설을 읽어야하는가하는 일종의 회의- 논픽션과는 달리

특별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 것도 아닌 다분히 킬링 타임 같으니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그리고 저자의 문체에

익숙치 못해 조금은 버벅거리며 시작했으나 곧 저자 특유의 문체 그리고 스토리에 빠져 단번에 완독을 한다.

저자의 문체가 아주 흥미롭고 매력이 있어 별로 특별치 않은 주제를 가지고도 어떤 때는 주관적으로 어떤 때는

객관적으로 풀어내는 솜씨때문에 아마도 러시아에서 그렇게 인기가 좋은 작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의 내용들은 평범한 한 여성이 제목 그대로 티끌같은 한 사람이 이런 저런 운명의 수레바퀴에 치이면서

나름 자기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인데 사실 한 여성이 평범한 남자와 결혼을 해서 애들 잘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면 아무런 소설거리가 되지 못할테니 주로 결혼생활이 본인의 아니면 남편의 탓으로 파탄이 나면서

다시 사랑을 하고 그러면서 살아나가는 이야기들이 주 스토리인데 주로 1960-70년대의 러시아 시대 상황과

함께 생각보다는 무척 개방적이고 주체적인 러시아 여성들의 삶과 사고 방식들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또 소련이 붕괴되기 이전의 여러 연방들-아제르바이잔,아르메이아등- 사이의 민족,종교의 차이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삶의 방향과 갈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갖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톨스토이나 토스토옙스키가 쓴 소설에 나오는 러시아인들과는 많은 것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기도 하고.

 

특별히 이 작가가 유명해서 이 소설을 알게된 것도 아니고 그냥 인터넷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한번 읽어보자고

한 책이다보니 특별히 임팩트를 남기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역시 소설을 읽는 것이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두뇌 건강에

더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요즈음 넷플리스 영화를 보려고 틀었다가 왠지 피곤하여 조금 보다가 만 것들이 많은데

소설은 읽어가면서 마냥 머리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것보다는 훨씬 덜 피곤하고

또 작가의 문체들을 보면서 뭔가 나름 내가 생각하며 끼어들 틈을 주니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

 

요즈음 참 이해하기 힘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은 티끌같은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