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질 볼트 테일러 지음, 윌북 펴냄, 210쪽, 2019
저자는 인디애나 의과대학에서 신경해부학을 전공하고 하버드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1996년 37세의 나이로
뇌졸증에 걸리게 되었다. 뇌 기능이 하나 둘 무너지는 과정을 몸소 관찰한 최초의 뇌 과학자로, 개두 수술과 8년간의
회복기를 거치며 뇌에 대한 깊이 있는 자각을 얻게 되었고 회복 이후 그는 이 특별한 경험을 TED 강연으로 공개했고
조회수 500만 건을 넘는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이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감동을 전해 주었으며
TIME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 에 선정된 바도 있다고 한다. 현재는 하버드대 뇌조직 자원쎈터의
대변인이자 미드 웨스트 방사선치료 연구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상기한대로 왼쪽 뇌에 희귀 유형의 뇌졸증이 발생하여 4시간 동안 뇌 신경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좌뇌의 주기능인
정보처리 능력이 하나 하나 그 능력이 상실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걷거나 말할 수도 없게
되었으며 삶의 기억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몸소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정신이 죽음에 굴복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지만
그녀의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한 정말 대단한 의지력으로 응급전화를 걸고 - 이 과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보통사람같으면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은 대단한 과정이다 - 결국은 개두수술을 받고 8년간의 치열한 회복과정을
통해 다시 정상인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책의 1부에서 기록하고 있다.
좌뇌의 언어 중추세포들이 망가지며 모든 분석능력 기억들이 사라지는 동안 우뇌 의식의 핵심에서는 마음의 깊은
평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성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좌뇌가 기능을 못하게 되는 과정에 있으니
본인의 부정적인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 사라지고 이상하게 마음속에는 마치 종교인들이 해탈의 경지에서
도달할 수 있는 것 같은 엄청난 마음의 평화가 존재하게 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좌뇌가 회복되어가는
과정중에 어떤 때는 좌뇌의 분석능력이 우뇌가 느끼고 있는 그런 마음의 평온을 해치게 될까 두려워 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티베트 수도승이나 프란체스코 수녀회의 수녀들을 불러
SPECT( 단일광자방출단층검사) 기술을 이용하여 검사 결과 좌뇌의 언어 중추와 정위연합 영역이 기능을
멈추었을 때 우뇌는 깊은 마음의 평화 상태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2부에서는 좌우뇌의 균형을 잡지 않으면 좌뇌의 분석적인 능력이 너무 뇌의 활동을 지배하게 되니 자발적으로
좌뇌가 계속 나에게 뇌속에서 저자의 표현대로 '재잘거림'을 잠재우고 우뇌의 의식을 일깨우면 언제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 전술한대로 저자는 회복과정에서 직접 그것을 경험하였고 그 값진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뇌의 신비를 기록하는 책들은 많은데 이렇게 경험을 통해 뇌를 다스리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마도 없었을텐데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명상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 책은 그런 것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것을 잘 기술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은 책 원래 제목- 영어로 " My Stroke of Insight " -처럼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얻은 지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삶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좌뇌가 너무 우뇌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다양한 시도와 훈련을
해야할텐데 예컨데 예술, 자기 암시, 공감, 감사 등등- 저자는 책에서 막연한 개념이 아니고 노력에 의해 마음을
제어하는 것과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마음의 정원을 가꿀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본인의
처절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분석된 이야기라서 상당히 공감이 가고 또 나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도 된다.
무미건조한 뇌과학 책들이 요즈음 인기던데 이 책은 다른 관점에서 꽤 의미있는 책이란 생각을 한다.
오늘 하루가 끝나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해 좌뇌의 활동을 내려 놓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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