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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마음 챙김의 시

by ts_cho 2020. 9. 28.

마음 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수오서재 펴냄, 185쪽. 2020

 

무미건조한 비지니스 세계에서 30여년 이상을 보낸 이후  아무래도 그런 세계의 정서가 몸에 배어서 글을 좀 멋지게

써보고 싶은 욕심은 있어도 막상 글을 쓰다보면 사실 위주의 딱딱한 문체를 벗어날 수 없음이 아쉽다.

학창시절부터 시 읽는 것을 꽤나 좋아했지만 시를 써본 기억은 없고 단지  남의 시를 읽다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새로운 정서를 느끼게 되기도 하고 또 내가 느꼈지만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세계를 남들이 아주

우아하고 멋지게 표현해 놓은 것을 읽는 그런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 다른 바 좋아하는 시도 상당히 주관적일텐데 나같은 경우에는 너무 서정적이지도 않고 또

너무 난해하지도 않은 그냥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통의 취향을 갖고 있다.

황동규, 기형도, 김용택, 윤동주, 김춘수, 김수영 백석, 고은,도종환  - 언뜻  떠오르는 시인들 이름인데 그들의 시집을

제법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책을 버리면서 지금 서가에 제대로 다 있는지는 모르겠다.

 

류시화 시인의 시를 좋아해서 그의 수필집 그리고 시집은 전부 갖고 가끔씩 서가에서 꺼내서 읽어보곤 하는데

2018년에 본인의 시가 아닌 다른 시인들의 시를 모아서 해설까지 곁들인 " 시로 납치하다" 라는 시모음집을

발간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하게 "마음 챙김의 시" 라는 시집을 발간해서 사서 읽어보기로 한다.

그냥 언어의 유희와 같은 시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는 순수하고 진지한 그의 내공이 담겨

읽으면서 느끼는 감동이 남다른데 아마도 그의 평생에 걸친 수행의 결과가 고스란히 시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 그런데 그가 이번에 특별히 선정한 전세계 여러나라 시인들의 시들은 아무래도 그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어 있을테니 몇편 읽어 보니 내 정서와는 다른 시도 있고 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시도 있고.

아무튼 수록된 각기 쓴이가 다른 70여편의 시를 한번에 읽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책상머리에 

놔두고 하루에 한두편씩 읽어 보기로 한다.

 

시집 중의 짧은 시 하나 옮긴다

 

슬픔의 우물

 

슬픔의 우물에 빠져

고요한 수면 밑 어두운 물속으로 내려가

 

숨조차 쉴 수 없는 곳까지

가 본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알지 못한다. 우리가 마시는

차고 깨끗한 비밀의 물이 어느 근원에서 오는지.

 

또한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인가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던진

 

작고 둥근 동전들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 David Whyte ( 1955- ) : 영국 출신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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