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 레티사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밝은 세상 펴냄, 304쪽, 2017
현재 프랑스에서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2017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로
프랑스 사회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고 또 전세계 27개국에서 변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책.
세 대륙의 세 여자, 세 개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인도의 스미타, 시칠리아의 줄리아, 캐나다의 사라.
이 세 주인공을 둘러싼 사회 환경은 각기 다르지만 그들이 처한 신분, 직업, 문화, 제도, 관습등에 의해서
여자로서 차별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인도의 스미타는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서 사회의 가장 하층계급이 겪는 온갖 고통과 수모 그러나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자기의 꿈을 위해서 현실과 싸우고,시칠리아의 줄리아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전통적인
가발공방이 파산에 이르자 과감히 전통을 탈피하고 현상을 타개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캐나다의 사라는
잘나가는 변호사였지만 암을 선고받은 이후 그녀에게 가해지는 사회적인 따돌림을 극복하려는 치열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세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차별은 여성이라는 차별을 넘어서서 소수자, 비주류,사회내의 약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또 소극적인 차별들인데 그들은 이러한 차별을 고발하고 그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전사로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내용인데 소설중에 특별한 장치로 쓰인 머리카락을 통해 세 여자가 서로는 모르는
가운데 이어지게 되는 의미있는 스토리 텔링이 흥미롭다.
영화감독이 쓴 소설이다보니 구성이 세 여자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마치 카메라가 돌아가듯이 쓰고 있는데
각 장의 끝머리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 어떤 미끼 문장이 있어 흥미진진하여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완독한다. 책의 제목인 " La Tresse" 란 프랑스어로 " 새 갈래로 나눈 머리카락을 서로 엇걸어 하나로 땋아
내린 머리" 라는 의미라는데 제목처럼 세 여자의 삶을 머리카락이라는 특별한 문학장치를 통해 서로 연결
시켜주는 의미심장한 구성이 상당히 문학적으로 탁월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정말 수많은 차별들- 신분, 지위, 종교, 성별 등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물론 여기 소설의 주인공들 처럼 강인한 의지로 돌파해 나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실의 굴레가
워낙 견고하고 강해서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에 사회 시스템의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도 해본다.
번역도 매끄럽고 또 오리지날 소설이 워낙 잘 구성이 되어 있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만끽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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