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말, 톰 헤드 엮음, 김명남 옮김, 마음 산책 발간, 2006, 383쪽
1990년 보이저호가 태양계 가장자리를 벗어나면서 칼 세이건의 주장에 따라 카메라의 방향을 지구쪽으로
돌려 지구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 때 보이는 지구는 너무도 작고 작아서 거의 눈에 띄지도 않을 점으로
보이게 되는 사진이 있다.
미국의 유명한 천문과학자 칼 세이건은 ( 1934-1996 ) 그의 유명한 저서에서 그렇게 미세하게 티끌처럼
보이던 지구를 " 창백하고 푸른 점( Blue pale dot )" 이라고 언급하고 지구의 운명과 인류의 운명에 대해서
과학을 넘어서서 윤리와 도덕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구는 정말 취약하고 그래서 우리에게
의미 있는 모든 것이 무심한 우주 때문에 언제든 말살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 창백하고 푸른 점" 이란 책에서 " 우리 행성은 거대한 우주의 어둠에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이 어둠 속에서, 이 광막한 공간 속에서,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도움의 손길이 외부에서 뻗어 올
징조는 전혀 없다. 천문학은 곧잘 겸손과 인격 수양의 학문이라고 일컬어졌다. 우리의 작은 세상을 멀리서 찍은
이 사진만큼 인간이 가진 자부심과 어리석음을 잘 알려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인류가 지금
경쟁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와 환경 파괴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면서 인류 생존을
위해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함을 설파하고 있다.
이 책은 칼 세이건이 여기저기에서 인터뷰한 내용 16편을 모은 책으로 천문과학자를 넘어서서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선각자로서의 그의 과학적 상상력뿐 아니라 그의 사상등을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그의 유명 저서 " 코스모스" 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언급은 되고 있지만 그래도 인터뷰를
통해 듣게 되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는 지적으로 무지함을 각성시키고 또 인간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깨우침을 주고 있다.
솔직히 천문 과학지식이 일천하다보니 그가 이야기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지만 그래서 "코스모스" 를
읽을 때에도 한참 헤멨지만 그래도 정말 진지하게 천문과학자의 도움을 받아가며 그 책을 다시 한번 정독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사실 내가 이런 과학 지식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어떤 지적 욕망과 더불어 실존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갈구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존을 넘어선 미지의 영역을 단지
막연히 종교적인 신앙에 맡기고 싶지는 않다는 차원이다. 세상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의 바탕 위에서
인간 그리고 삶 그 자체에 대해서 좀 더 합리적인 철학적인 사유를 통해 긍극적이고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속하고 있는 은하계에는 별이 수천억개가 있고 또 광대한 우주에는 그런 은하계가 수천억개가 있다하니
이런 광대한 우주에 우리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
그의 질문에 대해서도 물론 객관적인 증거들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절대 배제할 수도 없는 일이니 생명체는
지구에만 존재하고 인간은 그 중에서도 만물의 영장이고 하는 식의 인간의 독선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한번
진지하게 반성을 해봐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나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생각도 없고 만물의 영장은 더더욱 아니고 단지 모든 동식물들이 같이 공존하고
있는 이 지구에서 인간이 다른 동식물보다 인지 능력이 좀 더 나으니 좀 더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꺼꾸로 인간이 같이 살아가야할 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현실적으로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고 또 우리네 삶에서 현실에 보다 충실해야 하겠지만 가끔씩은
긴 호흡으로 밤 하늘의 별을 보면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찰나적이고 우리 인간이 얼마나 왜소한 존재
그래서 더욱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문득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생각한다.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 마음 챙김의 시 (0) | 2020.09.28 |
---|---|
( 책 ) 마르크스는 인간을 어떻게 보았는가 (0) | 2020.09.20 |
( 책 ) 검은색- 무색의 섬광들 (0) | 2020.09.02 |
( 책 )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0) | 2020.08.23 |
(책) 지리의 힘 ( Prisoners of Geography ) (0) | 2020.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