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후안 마르세 지음, 한은경 옮김, 창비 발간, 551쪽, 2016
어디선가 재미있다는 서평을 보고 구매해서 읽은 책.
현대 에스빠니아 문학의 대가이며 또 이 소설로 무슨 유명한 상도 받았고 또 영화화도 되었다고 하니 재미가
있을 것 같아 픽션위주의 독서에서 좀 다른 책도 읽자고 선택해서 보게되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의
다양성을 깨닫게 되는 경험을 하게는 되었지만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니어서 읽어가는데 애를 먹고 그래도 꾸역꾸역
끝까지 인내심을 발휘한 책.
내 취향의 글은 소설가 김훈 스타일로 형용사나 부사의 수를 극히 제한하는 간결한 문체를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니
수식어가 많이 붙어 늘어지는 스타일의 글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작가의 글은 정말로 김훈 작가 스타일과는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는 한 장면 장면을 오감을 통해 순간적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순간에 받는 느낌을 글로
묘사한다면 다양한 스타일이 있을텐데 이 작가는 장황하지만 한편 탐미적인 느낌도 들게하는 그런 문장을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 특유의 소위 내포작가( Implied author) 라는 소설적 기법을 개입시켜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에
개입하면서 사건을 예견하거나 사건과 인물들에 대해서 비평하고 의심하는 내용을 삽입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그동안 읽어 보았던 소설들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된다.
아무튼 내용은 비교적 간단한게 출세를 갈망하는 한 가난한 청년이 부잣집 여대생을 좋아하게 되고 또 그전에 그집의
하녀와 애정 관계를 갖게 되고 전체 스토리와는 별 관계없는 이유로 그 하녀는 죽고 청년은 도둑질로 감방생활을 하고 결국은 맺지 못할 사랑이라는 그저그런 대단치 않은 결론인데 소설의 상황적 배경에서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좌파학생들 이야기 그리고 빈자와 부자와의 계층간의 의식의 차이, 또 좌파 이념의 허구성등이 작중의 인물의 성격에
반영이 되어 1950년대당시 스페인 특히 바르셀로나의 시대적 분위기도 같이 묘사하고 있어 좀 더 그 시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 위키피디아에서 좀 찾아 보기도 하며 읽는다.
그런데 그런 줄거리나 어떤 배경 상황은 이 소설에서 크게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 작가의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한 미학적인 소설 기법이 더 문단에서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별로 대단한 줄거리도 아닌 내용을 529쪽에 썼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상황에 대한 서술이 탐미적이며 장황한지
가히 상상이 될 것인데 그런 점이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의 소위 글빨 ㅋ 문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창비에서 세계문학 47편중의 하나로 선정한 모양이다.
유투브에 보니 스페인에서 영화화가 되었는지 영화의 trailer가 있는데 보다보니 소설의 장면들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상상했던 장면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난 좀 더 어수선한 분위기로 상상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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