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무색의 섬광들, 알랭 바디유 지음, 박성훈 옮김, 민음사 발간, 128쪽, 2020
12.5 x 19 cm 크기의 아담한 책.
알랭 바디유는 1937년 모로코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수학한 현재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라고 하는데
이 책은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검은색의 변증법에 이르기까지 "검정" 에 관한 21편의 사유를 펼친 책이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책으로 철학자의 검은색에 대한 다양한 사유가 궁금해서 읽어 보는데 이해하기 쉬운 부분도
있지만 역시 철학자의 사유이다보니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그냥 나의 고정된 사유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읽어본다
21편의 사유 중 하나 간단히 소개하면..
검은색은 모든 색체의 결여인 데 반해 하얀색은 모든 색체의 불순한 혼합이다. 검은색은 색체의 무이며 하얀색은
색체의 전체이다. 그러나 검은색과 하얀색의 본질적인 공모는 그 둘로는 실재의 색체를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 기호들을 쓰는 문자가 그렇듯이, 검은색과 하얀색의 대립은 금욕적인 상징 기능으로
환원될 때, 그 변증법적 권위에도 불구하고 두 항 모두 가시 세계의 다양한 풍미를 구성하는 무언가를 무화한다는
점을 감추고 있다. 속담에서 드러나는 민중의 지혜는 우리에게 " 모든 것을 항상 검게만 보지마라 ( Ne pas toujours
voir tout en moir ) " 라고 당부한다. 모든 것을 하얀색으로 보면 더 좋은 것일까? 눈 속이나 밤중에는 무지개가
없다. 이로써 명확해지는 것은 황혼에 접어든 우리 서양인들에게 죽음과 애도의 색상은 분명 검은색이지만,
훨씬 오래되었고 앞으로 더 오래 머무를 중국인들은 죽음과 애도의 색상이 하얀색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주의하라! "멕베스" 의 검은 마녀들과 인데르센의 눈의 여왕은 같은 세계에 속한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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