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김영사 발행, 2020. 250쪽
어떤 미디어에서 저자인 김완의 인터뷰를 읽었다. 대학에서 문학(시)을 전공했으며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취재와 집필을 위해 몇 년 동안 일본에 머물먼서 죽은 사람이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었다가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 회사 " 하드웍스" 를 설립하여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특수청소라는 것은 죽은 사람
-자살이던 타살이던 간에-이 치워지고 방치되었던 현장을 청소하는 아주 독특한 일이라는 것인데 그게 그냥 단순한
청소가 아니고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3D중의 3D인 청소인데 그런 일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나
소회를 모아 책을 썼고 " 누군가 홀로 죽으면 나의 일이 시작된다" 라는 책 광고 카피까지 내가 전혀 알지 못한 죽음
언저리의 세계는 어떨까 궁금도 하여 읽어본다.
내가 산 책을 보니 2020.5.30일에 1판 1쇄 발행이고 2020.10.29일에 1판 25쇄 발행이니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인터넷에 보니 여기저기 서평이 많다.
"죽음" 그 자체는 인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절대적인 사실이지만 현실에서의 죽음은 지극히 개별적인 일.
그런데 그 중에서도 자살을 했거나 타살에 의한 죽음 이후의 자리가 즉시 처리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을 때
어떤 일이 생겼고 또 그 자리를 처리하는 일이 어떤 과정인가에 대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세상일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사회의 밝은 이면에 있는 상상도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자살이건 타살이건 시체가 방치되었을 때 나타나는 지극히 자연스런 자연현상-부패,
구더기, 파리 등등- 그리고 죽은 사람의 흔적들을 치우면서 겪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고개을 들어 방을 돌아본다. 내가 어떤 이유에서건 세상을 떠났을 내 방에 남겨진 모든 것들은
어떻게 될까. 책,그림, 화구,옷, 서랍에 보관하고 있는 오만 잡다한 물건들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에게
의미가 있었겠지만 나의 소멸과 함께 같이 의미를 상실하게 될텐데 누군가는 이것들을 치우면서 어떤 생각들을
할까 등등.. 물론 책에서 언급한 그런 비참한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던 죽음 이후에
남겨지는 것들을 돌아보면서 새삼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간의 아득한 괴리를 생각한다.
문학을 전공한 저자답게 말로 글로 표현하기 힘든 더럽고 아찔한 현장과 또 작업 과정과 소회들을 문학적으로
담담하게 잘 기술하고 있어 독서의 몰입감이 대단해 논스톱으로 완독한다.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일독의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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