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 Henry George 1839-1897) 지음, 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펴냄, 2021. 636쪽
세상은 나날이 발전되고 있어도 빈부의 격차는 조금도 줄어드는 것 같지 않고 부유한 나라가 되어도 빈곤은
항시 존재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19세기 미국의 재야 경제학자 헨리 조지가 그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서
쓴 내용이다. 비교적 두툼한 636쪽의 경제이론 서적이나 그의 유려한 문체나 적절하게 언급되고 있는 의미있는
비유도 같이 읽어가면 경제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런대로 무난하게 읽어갈 수 있는 책.
소위 생산의 3요소라는 토지,노동,자본 중- 요즈음은 여기에 기업가 정신을 더해서 생산의 4요소라고 하기도
하고 또 지식을 더해 5요소라고 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토지의 사유화로 인해서 불평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근본적으로 규명하고 또 어떻게 하면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를 제시하는 내용으로 아담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맬더스-JS 밀 등으로 이어지는 고전 경제학과는 궤를 달리하는 경제 사상인데 실제 그가 주장하는
토지 공유제 내지 토지 단일세는 기득권층에게는 불온한 사상이고 또 현실적으로 적용에 무리가 있다보니
주류 경제학에 밀려서 잘 알려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의 사상은 조지주의 ( Georgism )라고 알려진 경제철학을 성립시켰고 또 그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을 조지스트( Georgist ) 라고 하는데 그의 사상의 기반을 토지 문제에 두고 있어 토지 사회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사실 냉정히 생각해보면 토지라는 것이 인구가 그리 많지 않고 여기저기 듬성듬성 있을 때 토지 개량자나
사용자에게 그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확보해 주던 제도가 이제는 인구가 조밀해지고 지대가 오르면서
아무런 부가가치를 더하는 활동을 하지 않아도 생산자로 부터 그의 임금을 나누어 가지게 되었고 갈수록
지대가 상승하다보니 토지를 소유하지 않는 계층과의 빈부 격차를 더 벌리게 하고 있기 때문에 헨리 조지가
주장하는 바는 토지를 공공재산으로 사용하여야 하는데 현실적인 실천 방법은 지대를 세금으로 징수하여
공공목적에 사용하는 방법이란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헨리조지의 주장을 기득권을 갖고 있는 토지 소유자들이 선뜻 받아들일 일이 없고 일부에서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도 있었으나 저항이 엄청났고 철저히 거부되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진보와 빈곤'은 유토피아적 동경이 아주 강한 사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책의 후반부에 가면
경제이론서라기 보다는 인문서적인 성격의 내용들- 인류 문명의 발전과 쇠퇴, 진리와 정의, 인생의 의미 등등
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보니 러시아의 위대한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는 강한 영향을 받아 그의 저서
'인생독본' 에서 헨리 조지의 사상에 대해서 여기저기 언급하고 있다고 한다. 또 톨스토이는 그의 소설 '부활'
에서 귀족 남자 네흐류도프가 자신의 개인 영지를 모두 농부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자신이 부활의 삶을 향해
나아간다는 스토리로 헨리 조지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헨리 조지의 사상이 유토피아적이다보니 당연히 찬반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목도하고 있는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의 사례들은 하루 하루 성실히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 엄청난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어 건전한 사회로 나가는데 암적인 장애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동산 보유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만이 어쩌면 유일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 같은데 기득권층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방해하고 있는 현실을 그냥 방치만 한다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된다는
것은 요원한 이야기라는 생각. 소위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당장 자기 이해에 관련이 되면 이러한 개혁에 대해서 저항을 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 시대에 Henry George가 주는 메세지를 다시 한번 성찰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며...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 한국과 일본은 왜? (0) | 2021.04.27 |
---|---|
( 책 ) 계속해보겠습니다 (0) | 2021.04.17 |
( 책 ) 파친코 1, 2 권 (0) | 2021.04.02 |
( 책 ) 디앤서 The Answer (0) | 2021.03.30 |
( 책 ) 운명의 과학 (0) | 2021.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