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2020. 354쪽
얼마전에 이 블로그에 글을 썼던 ' 계속해 보겠습니다' 와 함께 한국 현대소설을 읽어보자고 샀던 또 다른
한국 현대 장편소설로 2018년 처음 발행된 이루 16쇄까지 찍었으니 지금 출판계에서는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창비'라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고 또 작자의 약력에 여기 저기 문학상 수상
경력도 있어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전에 읽었던 '계속해 보겠습니다' 보다는 그래도 내 취향을
더 많이 벗어나지 않아서 그런대로 무난히 완독한다.
지금 한국의 현대소설들이 의례 그렇듯이- 이렇게 표현하면 꽤나 한국 현대소설을 많이 읽어서 일반화 시키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데 사실 별로 읽은 것은 없지만 그냥 내 주관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인데-
크게 주목할 만한 스토리가 있지는 않고 단지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를 위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스토리야 그냥 평범한- 한 미싱공장에서 일하는 젊은 남자 영업부 직원과 또 그 밑에 근무하게되는
한 여직원 간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관계 속에서 심리를 묘사하고 있는데 요즈음의 현실에서 어쩌면
세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주어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에 스토리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테고 단지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내가 이런 소설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고 스스로 의문이 든다 .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무슨
추리소설처럼 상당한 재미와 흡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소설 주인공들의 삶속에 전개되는 심리들을 읽고
이해하면서 공감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텐데 이제는 내 나이에 이런 심리묘사와 전개에 공감은 하지만 왠지
먼 이야기 같아서 자꾸 스스로 실용적인 의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문학책은 독서 과정에서 인간과 인생을
깊숙히 반추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을텐데 내 마음이 너무 건조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작가의 글 솜씨가 뛰어나다보니 여기저기 산뜻한 표현들도 많지만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면서 조금은 늘어지는
듯한 설명들이 진부하다는 느낌도 받게 되는데 도대체 이 소설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가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아보니 의례 그렇듯이 평론가들이 현란하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은 추상적인 말솜씨로 극찬을 하고 있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하기로 한다.
소설의 전반부는 스토리가 별 특징없이 전개되다가 중반부부터 두 주인공이 베트남 지사에 근무하면서 실제적인
영업과 관련한 이야기도 엮어가면서 전개되는데 아무래도 나도 베트남 근무 경험이 있다보니 그런 이야기 전개가
보다 실감이 나게 다가오니 독서의 조금은 지루하게 전개되던 스토리가 흥미를 더하게 된다. 머리속으로 그냥
상상만 하는 장면들보다는 실제 나의 경험 속의 장면들이니 더 리얼하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가 문학 평론가도 아니니 감히 무슨 평을 하겠냐만은 단지 전체적인 스토리가 여기저기 작가의
직간접 경험이나 또 여러 사건들을 얼키설키 엮어 놓고 그 과정 속에 주인공들을 집어 넣고 그들의 심리를
꾸며 넣다보니 소설 전체에서 주인공들의 심리에 일관성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전에 언급한 ' 파칭코' 라는 소설에서 처럼 굳이 주인공들의 심리를 구구절절히 독자들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스토리 전개 가운데 독자들은 어느 정도 감을 잡아가고 있을테니 그냥 그런 심리묘사는
간단히 줄이고 스토리를 긴박감있게 끌고 나가는 그런 소설이 아무래도 내 취향인 모양이다.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 탐독-유목적 사유의 탄생 (0) | 2021.05.21 |
---|---|
( 책 )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0) | 2021.05.09 |
( 책 ) 한국과 일본은 왜? (0) | 2021.04.27 |
( 책 ) 계속해보겠습니다 (0) | 2021.04.17 |
( 책 ) 진보와 빈곤 (0) | 2021.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