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유목적 사유의 탄생, 이정우 지음, 도서출판 아고라 펴냄, 2011, 424쪽
가끔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른다. 아무래도 중고 서점이다보니 대중적인 책들과 학생들 참고서 등이 많아 별로 내가
보고 싶은 책은 드물지만 그냥 여기저기 서가들 둘러보다보면 꽂혀있는 책중에 우연히 흥미있는 책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마치 바닷가를 걷다가 우연히 예쁜 조개껍질을 발견했을 때 뜻밖의 즐거움 같은 것.
예정에 없던 우연한 일들이 주는 그런 즐거움이 어쩌면 삶에서 작은 조미료와 같다는 생각도 든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부터는 철학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서강대 철학과 교수까지 역임한 저자의 독서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책에 파묻혀 수많은 책을 읽어 왔다는데 그 때부터 읽었던 책들에 얽힌
추억과 또 감상평까지 기록하고 있다. 특별히 내가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똑같은 책을 읽었어도 나와는
다른 관점에서 내가 미쳐 이해하지 못했던 점이나 깨닫치 못한 것들을 알게되는 그런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다던 수많은 단편 장편 소설에 대한 감상과 추억은 나의 지난 과거 독서 이력과 매우 흡사하여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지난 추억이 소환되는 그런 즐거움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가 철학교수로서 충분한
내공이 쌓여진 이후에 쓰여진 책이다보니 그런 책들에 대해 내가 알지 못했고 또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어 새로운 깨우침을 얻기도 한다.
215쪽 부터 시작하는 저자의 공학도로서의 독서는 물리 화학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인데 엄청 복잡하게 보이는 수식까지
기록하고 마치 전문 과학책을 보는 것 같아 대충 건너 뛰고 읽는데 아무래도 저자 스스로의 독서 여정의 기록이라
그렇게 했겠지만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학원 시절부터 언급되는 책들은 철학에 관한 일반적인 책들 또 전문 서적들인데 아는 것은 아는대로 또 모르는 것은
모르는대로 읽어 가면서 그럭저럭 완독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저자의 문학, 과학, 철학을 가로지르는 지적 순례기라고 할 수 있겠는데 독서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문학책은 우리에게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의미를 반추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유익함이 있을테도 또 과학책들은
물질, 생명 또 우리 주위의 모든 자연 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하게 해주는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
철학류의 책들은 우리가 사고를 좀 더 복합적이고 창조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유익함이 있을테고.
독서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영상서사를 통해 '바다'를 만나면 그냥 대상으로서 바다를 보는 그 자체에
끝나지만 '바다'라는 단어를 만나면 우리는 언젠가 찾아갔던 그 바다를 불러오게 되어 인식의 주체가 된다는
사실이다. 독서를 통해 인식의 주체가 된다는 사실은 우리의 추상력과 상상력을 고양시키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뇌는 더욱 더 활성화되어 가는 유익함이 있다고 하는데 요즈음 새상은 책보다는 영상서사- 티브이, 영화, 유투브 등의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영상매체가 주는 유익함을 과소평가할 이유는 없지만 독서의 중요성이 점차 잊혀져 가는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저자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책 하나 - 까뮤의 "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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