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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러시안 윈터

by ts_cho 2021. 5. 25.

 

러시안 윈터, 대프니 캘로데이 지음, 이진 옮김, 웅진싱크빅 발행, 2010, 511쪽

 

일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책.

우선 책 표지가 내가 좋아하는 드가의 그림이고 또 Russian Winter란 제목과 함께 511쪽의 두툼한 책이

눈을 끈다. 톨스토이, 또스또옙스키등의 장편 소설을 좋아하고 또 닥터 지바고 처럼 러시아의 혁명과

어우러진 스토리들이 왠지 암울하지만 열정적이고 낭만적이어서 괜히 러시아 윈터라는 제목만 갖고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스토리는 냉전시대 러시아의 유명한 볼쇼이 발레단 소속 한 발레리나의 사랑과 철의 장막시대를 살던

예술가들의 이야기이며 사랑과 애증, 오해로 인해 나중에 미국으로 망명한 한 발레리나의 보석 경매 이벤트를

계기로 풀어나가는 가족과 우정, 배신등의 스토리가 상당히 흡인력이 있다. 

미국 보스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저자는 10여년 동안 이 책을 쓰기 위해 철저한 자료 조사와 여행을 

하였다는데 당시 러시아인들의 삶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어 냉전의 억압체제에서 고통받는 예술인들의

삶과 사랑이야기가 상당히 감동적이고 모스코바의 겨울 장면 장면들이 실감나게 전달된다.

 

요즈음 한국에서도 그렇고 장편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그리 흔치 않은데 그만큼 스토리를 길지만 탄탄하게 끌고

나갈 수 있는 내공이 부족하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작가는 치밀하게 현재와 과거

시점을 오가면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실력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마치 "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 열차" 와 같은 느낌도 받기도 했지만 그것은 근거없는

나만의 그냥 느낌. 아무튼 최근에 몇 읽었던 진부했던 한국소설들에 비해서 이국적인 스토리도 재미있었고

또 저자의 문장력도 훌륭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닥터 지바고와는 문학적으로 비교 대상은 아니어도 이 정도의 이야기이면 충분히 영화화가 가능했을 것 같은데

인터넷에 찾아봐도 영화는 없으니 좀 아쉽긴 하다.

하얀 눈이 쌓인 모스코바 그리고 볼쇼이 발레단의 이야기, 망명, 보석, 애증, 사랑등등의 내용은 영화가 되기에는

아주 좋은 소재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