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는가, 류동민 지음, (주) 휴머니스트 발행, 2018. 226쪽
아직도 우리 사회는 '마르크스'를 언급하면 온갖 오해와 억측,왜곡이 따라붙는 미성숙한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은 서울대학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하고 현재 충남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류동민 교수가 " 마르크스 경제학으로 본 자본주의 사회의 시간 싸움" 이란 부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종속되고 있는 시간의 자율성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하는 주제로 쓴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내용은
어느 정도는 논리적인 생각을 해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시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스티브 호킹 그리고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들이
여러가지의 과학 이론으로 분석한 설명도 있겠지만 경제학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는 과연 '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질까" " 나의 시간은 너의 시간과 동일한 것일까 " 등등 시간의 동질성과
가치의 차별성등 여러가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해주는 의미가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특별히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상품을 생산하는데 제공되는 노동의 시간과 또 노동생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화를 소비하는 시간, 자본이 주도하는 기술혁신의 시간 등등 서로 다른 여러 시간들이 자본주의
경제내에서 어떤 권력관계 속에서 변화하고 재구성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는데 저자의
논리를 따라 가면서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던 기존의 생각들을 새삼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보는 지적으로
깨임의 시간을 갖게도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대로 자본주의가 성숙되면 될수록 수퍼 자본의 출현과 더욱 더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노동의 가치가 전보다는 평가절하되고 있는 이 시대를 보는 시각은 그냥
자본주의의 자연스런 발전 현상, 그래서 아직도 더 많은 자유를 자본가에게 주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인
주장에서부터 이런 승자독식적인 자본주의는 문제점이 많으니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사회주의적인
시스템의 도입을 주장하는 측도 있고 다양한 주장들이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그냥 모든 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헤쳤던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비록 현실에서 그 경제이론의 실행에는 실패했지만 그냥 단순하게 용도폐기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경제철학일텐데 이런 마르크스 경제학의 관점에서 지금 부가 지상최고의 미덕으로 간주되는 천민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소위 " 따뜻한 자본주의" 라는 대안을 찾는 노력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는 무슨 특별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마르크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본 다른
주장을 제시하므로서 전술한대로 그냥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명제들 예컨데 "사기 싫으면
안 사면 그만이다" 라는 식의 소비 주체의 자율성이 과연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기본으로 신봉하는 시장은 과연 언제나 절대적인가 하는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경제학에 관한 여러 책들을 읽어 왔지만 이 책은 여태 읽었던 책들에서 그냥
자세한 설명없이 그냥 공리처럼 지나쳤던 여러 단어들( 예컨데 노동,자본,화폐 같은 단어들) 에 대해서
철학적인 사유를 제공하는 그래서 언제 한번 다시 천천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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