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타임( until the end of time ),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주)미래엔 펴냄, 2021, 531쪽
컬럼비아 대학교의 물리학과 및 수학과 교수인 Brian Greene 이 쓴 이 책은 철저히 물리학자의 시각에서
우주의 탄생부터 언젠가 붕괴될 우주에 별과 은하, 그리고 생명과 의식등 질서 정연한 피조물을 물리학의
원리로 분석한 책으로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소위 Pop Science 라고 하는데.
그렇지만 결국은 상당부분 전문적인 이론이 동원될 수 밖에 없어 비과학도인 내 입장에서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으나 저자가 이야기하는 핵심은 그런대로 이해하면서
읽어 나간다.
우주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역사, 그리고 시간의 종말까지의 역사 속에서 물리학의 절대 법칙인 열역학
제2의 법칙 ( 엔트로피의 증가 법칙) 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물리학 이론 뿐 아니라 저자의 과학적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설명하고 있는데 내 입장에서는 과학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저자의 상상력- 특별히 생명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의 공감여부와는
상관없이 과학자들은 이렇게 가설을 세울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한다.
결국은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우주도 우리 인간이 이해하는 수준을 훨씬 벗어나는 시간- 10의 102승 부터
10의 359승 -에는 소멸되고 말 것이라는 것,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가 너무 먼 미래이니 솔직히 전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우주의 기원과 종말 그리고 나의 실존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 443쪽에서는 우주의 탄생에서 지금까지를 간력하게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는데
" 지금으로부터 약 138억 년 전, 공간이 맹렬하게 팽창하기 시작했을 때 균일한 인플라톤장으로 채워져 있던
미세 영역에서 에너지가 분해되어 밀어내는 중력이 작동을 멈췄고, 그 일대의 공간이 입자로 채워지면서
가장 단순한 원자핵이 합성되기 시작했다. 그 후 양자요동에 의해 이 영역의 밀도가 주변보다 조금 높아졌고,
입자들이 강한 중력에 이끌려 서서히 한 곳으로 뭉치면서 별,행성,위성 등 다양한 천체들이 탄생했다.
별의 내부에서 진행되는 핵융합 반응과 별들 사이의 충돌을 통해 무거운 원자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한창
형성되고 있는 (적어도 한개 이상의) 행성에 비처럼 쏟아졌다. 행성에 안착한 원소들은 분자진화론에 입각하여
점점 더 복잡한 분자로 진화하다가 마침내 자기복제가 가능한 분자가 탄생했고 무작위로 일어난 변이가
복제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갔다. 이들 중에는 정보와 에너지를 추출하고, 저장하고,전파할 수 있는 분자
(원시 생명체) 가 있었는데, 오랜 진화를 거치면서 구조가 점차 정교해지다가 드디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생명체가 등장했다 "
이 설명의 마지막 부분-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생명체가 등장했다-이 주목할 대목인데 이를 설명하는 책의
제 5장 ( 생명에서 마음으로) 에서 저자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바위와 같은 무생물이나 생명을 가진 인간은 결국 같은 자연계의 원소롤 구성되어 있지만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소위 "자유의지" 를 설명하기 위해 " 원시의식( proto-conscienceness)" 이란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데
의식을 가진 입자들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다는 가설을 설명하면서 이미 입자들이 가지고 있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질량이나 전기전하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는 것처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원시의식이란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물리학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 모든 것의 이론" 즉 세상 만사 -인간의 자유의지까지 포함하여-를 물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물질에서 의식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이런 식의 가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런 가설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과학계에서 여태 입증된 모든 일들이 관찰의 결과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상당부분 상상력을 발휘한 가설이 출발점이 된 것도 많으니 수긍이 가지 않더라도 그냥 그대로
그런 가설을 만드는구나 이해하면 될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유신론의 입장에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저자의 가설은 물론 창조론도 솔직히 수긍이 가지 않는게 내 입장.
531쪽의 두툼한 책의 내용을 제대로 다 이해해서 여기 요약한다는 것은 불가한 일이겠고
책의 구성을 보면 아래와 같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주제들을 전부 물리학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하고는
있는데 수긍이 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또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우주 과학지식이 없으니
전혀 감이 오지 않는 부분도 있고 아무튼 나중에 한 챕터씩 천천히 생각하면서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계획을 하면서...
1장 - 영원함의 매력: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너머
2장 - 시간의 언어: 과거와 미래, 그리고 변화
3장 - 기원과 엔트로피 : 창조에서 구조체로
4장 - 정보와 생명 : 구조체에서 생명으로
5장 - 입자와 의식 : 생명에서 마음으로
6장 - 언어와 이야기 : 마음에서 상상으로
7장 - 두뇌와 믿음 : 상상에서 신성으로
8장 - 본능과 창조력 : 신성함에서 숭고함으로
9장 - 지속과 무상함 : 숭고함에서 최후의 생각으로
10장 - 시간의 황혼 : 양자,개연성 그리고 영원
11장 - 존재의 고귀함 : 마음,물질, 그리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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